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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간 이어온 전통 원단 제직(製織), 4세대 경영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꿉니다” - 대신직물 임영우 대표
  • 기사등록 2021-09-14 11: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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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직물 공장 전면(사진=대신직물)

지난 8월 말, 중소벤처기업부는 장수 소상공인의 성공모델 확산을 위해 백년가게 215개사와 백년소공인 151개사를 선정했다. 이로써 전국의 백년가게는 1,022개사, 백년소공인은 564개사로 늘었다. ‘백년소공인’은 한 분야에서 장인정신을 가지고 숙련기술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는 우수 소공인을 말한다. 이 백년소공인 중 하나인 충남 공주시의 ‘대신직물’은 4대에 걸쳐 약 75년간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최고의 원단 제직 기업’을 표방하는 대신직물을 찾아 그간의 사업 이야기와 한국 전통 원단의 보존, 한복 대중화를 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려움 견디며 우리 전통 이어와

대신직물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산업화의 변화를 거치며 다양한 종류의 직물 제직을 경험하면서 점차 발전해 왔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온 대신직물은 어느덧 최고 품질의 직물을 제직하는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는 기둥이 튼튼한 집이 오래가듯 걷잡을 수 없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기본과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까닭이다. 제1대 임형증 옹, 2대 임용국 옹을 거쳐 3대 임영우 현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아들인 4대 임준형 부장이 재직하고 있다. 현재에는 ‘사직물’, ‘단직물’, ‘명주’, ‘색동’ 등 전통 직물 제직 분야와 우리나라 고유의 옷을 재해석해 대중화하고 있는 현대 한복 원단 제직 분야, 국내 유수의 박물관·학교와의 협업을 통한 유물 복원·복제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 

우선 이번 ‘백년소공인’ 선정에 대한 소감부터 물어보았다. 

“대신직물의 역사는 6·25전쟁 이전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북한 영변에서 직물 제조를 하시던 선대께서 남한으로 피난 와서 정착해 다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따지면 총 75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당시의 사업 이력은 현대적인 문서로 확인이 되지 않아 6·25전쟁 이후인 56년간의 이력만 확인이 됩니다. 이렇게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우리 회사가 백년소공인에 선정이 되어 무척 강한 자부심이 들고, 또 선정해준 정부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저희 업계도 무척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직물 공장의 70~80%는 문을 닫았을 것입니다. 그나마 저희는 오랜 전통과 최고의 제품으로 현재도 희망을 품고 사업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전통이 오래오래 이어지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는 집집이 직물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입을 옷은 집에서 직접 입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을 오늘날까지 이어온 곳이 대신직물이다. 또 임영우 대표는 현재 전통문화대학교 겸임교수로 직물 제직을 강의하고 있기도 하다. 

임영우 대표가 입사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에는 정부에서 직물 제조업의 현대화 사업을 장려하던 시기였다. 그 당시 공장의 모든 직기를 3년간의 대공사를 거쳐 자동식 기기로 교체한 후 더욱 아름다운 빛깔과 부드러운 감촉을 자랑하게 됐다. 

“저희는 다루기 어렵고 원자재 가격이 높은 본견(실크)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IMF 금융위기에 수요 감소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고품질의 제품, 높은 신뢰, 치열한 노력으로 이겨내며 제직기술을 차별화해왔습니다. 이제 제 아들인 임준형 부장이 또다시 대를 이어 경영할 것이니 앞으로 새로운 차원의 사업이 전개되리라 믿습니다.”

 

대신직물 임영우 대표(왼쪽)와 임준형 부장(오른쪽)(사진=유미라 기자)

철저하게 거래처들과 ‘신뢰’ 지켜

대신직물이 오늘날까지 있게 된 것에는 ‘신뢰’가 큰 작용을 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선금을 지급받아야 제품을 제작한다. 생산자는 거래대금을 지급받지 못 할 수도 있는 불안감에, 구매자는 제품 제작 일정 준수와 고품질 제품 생산에 대한 생산자의 의무감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대신직물 임영우 대표는 구매자가 필요한 만큼 주문하고 전 제품 납품 후 대금을 수령하는 거래를 해 왔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수십 년을 거래하는 동안 거래대금을 수령하지 못한 적은 한두 번에 불과하다는 것.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기적’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다. 이는 거래처들과의 두터운 신뢰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했다.

전화번호 하나로만 수십 년간 거래한 업체들, 광장시장의 '할머니 갑사'와 같이 대를 이어 거래하고 있는 업체들 모두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왔다. 그 이면에는 신용을 철저하게 중요시하는 임영우 대표의 경영철학이 존재한다. 임 대표는 매주 수요일이면 종로 광장시장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광장시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도매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늘 손님들을 만나고, 상담하곤 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매주 수요일에 갔더니, 이제 제가 광장시장에 나타나면 수요일인 것을 알 정도라고 합니다. 확실히 서울 사람들이 빠르고 부지런하며 치열합니다. 그런 부분을 공주 유구 지역사회의 기반, 4대를 이어가는 기업 정신과 결합하여 우리만의 색을 만들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대신직물은 아들인 임준형 부장에게 달려있다. 이제 그의 나이 33살. 어렸을 적 공장마당에서 뛰어놀던 임 부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로 군복무를 한 이후에 가업을 잇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우리 대신직물 식구들이 함께 일하시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지켜봐 왔기 때문에 이 업은 큰 자부심을 느끼며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8년 전부터는 과감하게 저의 미래를 전통 직물에 걸고 본격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굉장히 예민하고 꼼꼼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아버지께 혼도 많이 나곤 했지만, 아버지의 끊임없는 가르침 덕분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듯 합니다. 오늘날까지 3대에 걸쳐 대신직물이 존재했지만, 앞으로는 또 다시 저만의 새로운 색깔로 사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일단 시대에 맞춰 공정과 설비를 재정비하고 더불어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히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원단 커스터마이징 분야와 원단 연구·분석 분야를 더욱 강화할 생각입니다. 아버지 못지않게 저 역시도 앞으로의 대신직물이 기대됩니다.”

다만 임영우 대표는 2세 경영에 대한 지나친 과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업 상속에 대해 매우 높은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신직물처럼 전통을 이어가는 기업에게는 또 다른 혜택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대신직물은 오늘도 신뢰 ‧ 전통 계승 ‧ 만족이라는 3대 핵심 가치를 품고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3대 핵심 가치 중 ‘신뢰’는 전 직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지켜나가겠다는, 대신직물이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이다. ‘전통 계승’은 한국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3대에 걸친 대신직물의 전통을 이어가며, 더 많은 노력과 발전으로 대대손손 우리의 전통을 전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 ‘만족’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하는 대신직물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대신직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이러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 앞으로도 영원히 변치 않고 이어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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