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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섭 컬럼] 팀 켈러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 복음 생태계 - 팀 켈러의 복음도시운동 “교회, 개척하고 분립해야 건강”
  • 기사등록 2023-05-27 03: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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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센터처치 컨퍼런스에서 이야기하는

           팀 켈러 목사. ⓒCTCK


팀 켈러(Tim Keller)가 남긴 많은 유산들이 있지만, 여전히 팀 켈러가 이루지 못한 비전이 있다면 아마도 연합을 통한 복음 생태계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팀 켈러는 뉴욕에 교회를 개척하면서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들의 숫자가 전체 인구의 10%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그 비전은 아직 진행 중이며, 팀 켈러의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그가 꿈꾸었던 복음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


팀 켈러를 대표하는 책 중 하나인 <센터처치>는 3가지 중요한 신학적 비전을 기록한 책으로, 복음-도시-운동이 그것이다. 이 3가지 신학적 비전은 각각의 정의와 내용들이 있지만, 전체가 하나의 비전이 되기도 한다. 복음을 통해 도시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운동성을 가지자는 명제를 묶어서 복음도시운동(Gospel City Movement)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팀 켈러, <센터처치>, 두란노 778쪽).


◈복음적 겸손
복음을 통해 연합, 도시와 문화
변화시키겠다는 복음도시운동
참된 연합, 복음적 겸손 있어야
한 교회, 지역 전체 품기 힘들어
다른 교회들과 기꺼이 협력해야

팀 켈러가 말하는 복음 생태계는 단순한 교회 연합운동이 아니다. ‘복음도시운동’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복음을 통해 연합하여 도시와 문화를 변화시키는 운동이다.


복음을 통하지 않으면 단순한 인간의 연합이 될 수 밖에 없고, 인간적 연합은 상호 이익에 기반할 수 밖에 없다. 참된 연합은 복음적 겸손이 뿌리에 있어야 한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설명할 때도,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엡 5:21)” 권유한다. 남편과 아내가 연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기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죄인임을 인정하고, 성령님의 역사에 기대 자신을 부인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인간적 노력으로 연합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연합은 상호 복종이며, 이것은 ‘그리스도를 경외할 때’ 가능해진다(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두란노, 84-85쪽).


지역교회 연합도 마찬가지다. 한 교회가 지역 전체를 모두 품을 수 없다는 복음적 겸손이 서로를 연합을 시작하게 한다. 팀 켈러는 도시 전체가 복음으로 변화되려면, 도시 안에 효과적인 몇몇 교회가 있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팀 켈러, <센터처치>, 779쪽).


또 연합을 위해서는 복음적 겸손이 전제돼야 함을 강조하면서 “어떤 교회의 모델이나 신학 전통이 되었든 한 종류의 교회가 도시 전체를 전도할 수 없다. 도시를 전도하려면 다른 교회들과 기꺼이 협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비록 다른 신념과 관심을 가진 교회들이라 할지라도 이런 관점을 ‘범 교회성’(Catholicity) 이라고 부른다(팀 켈러, <센터처치>, 772쪽).”


교회, 도시 구원자? 해로운 생각
도시와 사람들 존경하며 배워야
은혜로 구원, 겸손할 수밖에 없어
타인 비판 멈추게 해, 연합 가능
팀 켈러, 타인 비판 들은 적 없어


초창기 리디머 장로교회를 개척했을 때, 팀 켈러는 리디머 교회가 뉴욕이라는 도시를 불쌍하게 내려다 보는 잘못된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교회가 도시의 구원자인 양 여기는 것은 해로운 생각이었다.


복음적 겸손은 도시와 사람들을 존경하며 배운다. 그리고 기꺼이 그들의 삶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일반은총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복음을 가진 교회가 세상에게 줄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은 어쩌면 복음 전도를 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팀 켈러, <센터처치>, 357쪽).


빌립보서 2장 3절에서 바울은 복음적 겸손을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안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설명한다. 교만은 남보다 나를 낫게 여기는 것이고, 겸손은 다른 사람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이다.


복음적 겸손은 연합의 핵심 뿌리이고, 연합의 전제조건이 된다. 기독교는 구원받은 순간부터 겸손할 수 밖에 없는 종교이다. 왜냐하면 행위로 구원을 얻은 것이 아니라, 오직 은혜로 구원을 얻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은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도 선량함과 슬기로움을 갖추고 있음을 믿게 할 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 상당수는 윤리적으로 자신들보다 더 뛰어난 삶을 산다는 인식을 구성원들에게 심어준다. …


하나님의 은혜는 남들보다 윤리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사는 이들이 아니라 제대로 살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구세주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깨닫는 이들에게 임한다. 기독교는 스스로의 윤리적인 공로나 지혜, 덕성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이루신 역사 덕분에 하나님의 용납을 받은 까닭이다(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 두란노, 55쪽).”


또 복음적 겸손이 연합을 이룰 수 있는 이유는, 겸손이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을 멈추기 때문이다. 연합을 방해하는 요소는 ‘다툼과 허영’이다. 팀 켈러의 전기를 쓴 콜린 핸슨은 팀 켈러를 추모하는 글 ‘나의 영웅, 팀 켈러’에서 자신은 팀 켈러가 한 번도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나는 팀 켈러가 다른 사람에 관해 이런저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십자가에 대해 많은 말을 한 사람에게서 우리가 기대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내 목회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그렇지 않은 게 일반이다. 나 역시 고백하기보다는 비판하는 데 더 많은 말을 낭비했다. 안타깝게도, 불평을 들어줄 귀는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팀 켈러는 달랐다. 그는 단 한 번도 내게 전화해서 자기가 중상모략을 당했다며 화를 내지 않았다.”


참조: https://tgckorea.org/articles/1991?sca=

팀 켈러는 존 뉴턴의 ‘논쟁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인용한 부분을 자주 언급했다.


“친구들에게서 오는 비판에는 보통 핵심이 있고, 실제로 당신을 아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을 때 거기에 진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책망이 일부 또는 심지어 크게 잘못되었더라도, 당신이 정말로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십시오. 아마도 당신이 신중하지 못하게 행동했거나 발언했을 것입니다.


아마 비평가가 제시하는 비판이 근거가 틀렸더라도, 그의 지적은 일부나마 옳을 것입니다. 그 비판의 근거가 잘못되었더라도,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하고 주님 앞에서 마음을 다해 회개하고 겸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러면 비판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비판하는 이의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비판하는 그 사람을 정중하게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적 겸손은 비판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에 연합을 가능하게 한다.


팀 켈러 CTC

              ▲2016년 당시 CTC에 의해 교회가 개척됐거나 개척 중인 도시들. 


◈지역교회의 연합

복음적 겸손, 범교회성 강화하고

분파주의 타파, 지역별 연합 가능

리디머교회, 타 교단 개척도 도와

팀 켈러만의 범 교회성 실천 방법


복음적 겸손은 범 교회성을 강화하고, 또한 분파주의를 타파한다. 노회와 총회로 연합하는 교단별 연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다른 교단과 함께 연합할 때 지역 전체를 더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리디머 교회는 수년 동안 다른 교단이 교회를 개척할 때 그곳에 재정과 자원을 보냈다. 장로교회뿐 아니라 오순절, 침례교, 성공회 교회가 개척하는 것을 도왔다. 이런 노력에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팀 켈러는 이것이 범 교회성을 실현하는 한 가지 분명한 방법이라 믿었다. 분열된 그리스도인 교회들과 교단들을 도시 운동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다른 종류의 교회들을 깎아 내리거나 비판한다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관용이 없다는 보편적인 비판에 빠지게 된다. 만일 우리가 연합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우리를 실패한 이들로 볼 것이다. … 신학적 특징을 공유하는 교단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하려고 애써야 하지만, 지역 수준에서 다른 교회들과도 협력하는 방향으로 일해야 한다(팀 켈러, <센터처치>, 774쪽).”


한 지역을 효과적으로 섬기려면, 지역 모든 교단의 교회들이 연합해야 한다. 에드먼드 클라우니는 그리스도가 환영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배제할 수 없다고 못박으며, 분파주의는 이것을 부인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다른 지체들을 그리스도의 참된 교회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요구하시는 교제를 거부하는 것이다(팀 켈러, <센터처치>, 776쪽).”


잘 맞는 사람에만 다가가선 안돼
복음,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내려가는 성육신 실천
싸우기보다 공통적 요소에 집중


한때 교회 성장학을 중심으로 도날드 맥가브란이 주장한 ‘동질성의 원리’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교회에는 비슷한 문화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도를 할 때도 명확한 타깃을 선정해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을 교회로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역사회와 교회 지도자가 잘 맞지 않을 때는 ‘당신의 교인을 재구성하라’는 과감한 말을 하기도 한다(릭 워렌, <새들백 교회 이야기>, 디모데, 204쪽).


그러나 복음은 나와 잘 맞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이 인간이 되셔서 죄인들과 함께 거하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팀 켈러는 복음은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내려가는 성육신의 원리를 실천하는 것이라 말한다.


C. S. 루이스의 대표작인 <순전한 기독교>의 원제는 ‘Mere Christianity 이다. ‘mere’라는 말은 ‘순전한’보다 ‘그냥 기독교’에 가깝다.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오순절 교회는 각각 다른 교파이며 교리들의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각 교단의 차이점이 아니라 그 모든 교단들을 공통으로 묶고 있는 기독교 즉 ‘공통 기독교’를 말한다.


개혁주의 교회와 감리교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장로교, 침례교, 오순절이 모두 천국에서 만난다면 우리를 함께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는 공통적 요소에 집중해야 하고, 그 공통된 요소인 복음만이 지역교회를 연합시킬 수 있다.


그래서 팀 켈러는 지역교회를 복음으로 연합하기 위해 범(凡) 교회성과 비(非) 분파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복음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합하게 한다.


◈복음 생태계(Gospel Ecosystem)
교회 성장, 믿는 사람들 증가 아닌
기존 교인 도시 내 재배치일 수도
‘복음으로 도시 변화’ 운동성 필요
팀 켈러, 복음 생태계 필요성 제기


한 지역에서 한 교회가 빠르게 성장할 때 하나님의 일하심이 보이지만, 실제로 믿지 않는 사람의 숫자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재배치’, 즉 기존의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이동하는 숫적 부흥인 경우가 많다.


보통 활력이 떨어진 교회들로부터 신자들이 이동함으로써 한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평이동으로 몇몇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부흥이라면, 전반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은 도시 안에서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단지 재배치되는 것뿐이다. 도시 전체의 부흥이 일어나는 복음도시운동이 되려면 복음으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운동성이 필요하다.


팀 켈러는 지역교회의 운동성을 위해 복음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을 ‘생태계’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연 생태계가 유기체들과 시스템, 자연의 힘이 상호작용하며 균형을 이룰 때 자라는 것처럼 복음 생태계도 교회 조직과 사상, 개인과 성령님의 힘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균형을 이룰 때 전체 지역교회가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음’ 생태계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러한 유기적 균형은 오직 ‘복음’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부흥, 인간적 노력 더해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 있어야
원예사 기술과 땅의 생태, 균형


팀 켈러는 진정한 부흥은 인간의 노력뿐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원예의 비유’를 자주 언급한다. 인간이 최선의 노력으로 씨를 뿌리고 물을 주어야 하지만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작물을 풍성하게 수확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의 노력이 없어도 수확을 거두지 못하지만, 아무리 인간적인 노력을 기울여도 비가 내리지 않고 햇빛이 적절히 비춰지지 않는다면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정원이 무성해지려면 원예사의 기술과 근면, 그리고 땅의 생태와 기후가 모두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두 요소는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 첫째, 인간적으로 운동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철저하게 하나님께 속한 영역임을 기억해야 한다.


“성령님의 섭리 없이는 복음 운동을 만들 수 없다. 운동은 하나님의 영에 의해서 힘을 받고 복을 받는 생태계와 같다(팀 켈러, <센터처치>, 783쪽).


팀 켈러 동심원 복음 생태계

        ▲팀 켈러가 ‘복음 도시 운동’을 일으키는 생태계를 세 동심원으로 그린 모습.


팀 켈러는 성령께서 사용하셔서 복음 도시 운동을 일으키는 생태계를 세 개의 동심원으로 설명한다.


1) 첫 번째 원: 상황화된 비전
Contextualized Theological Vision

‘상황화된 비전’이란 복음을 소통하고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복음을 도시 문화에 상황화할 때, 비로소 믿지 않는 사람들이 교회로 오고, 믿는 사람들이 다시 복음 안에서 회심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도시에서 복음 운동을 촉진시키는 교회들이 모두 동일한 예배 스타일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복음 DNA’를 공유할 때, 복음 중심적이며 문화에 기울이며 균형이 있고 선교적인 교회가 될 수 있다. 지역 연합의 핵심에는 상황화된 신학적 비전의 공유가 있다.


2) 두 번째 원: 교회 개척과 교회 갱신 운동들
Church planting and Church Renewal Movements

복음이 바르게 선포되면 두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하나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고, 또한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복음을 재발견하며 참된 신앙으로 돌아오는 회개운동이 일어난다.


이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교회 개척운동이다. 오래된 교회가 갱신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지만,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팀 켈러는 오래된 교회가 갱싱하려면 교회 분립, 즉 교회 개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뉴욕 마천루 맨하탄 맨해튼 도시 빌딩 건축 New York

                                    ▲뉴욕 맨해튼 전경. ⓒ픽사베이


흔히 생각하기에 교회가 부흥해야 분립 및 개척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팀 켈러는 패러다임을 전환해 교회를 개척하고 분립해야 교회가 건강해진다고 주장한다.


“도시의 그리스도인을 증가시키는 주된 방법은 교회 부흥이 아니라 교회 개척을 통해서다. 정체된 교회들이 부흥의 국면에 들어가서 성장할 때, 대개는 다른 교회들로부터의 수평이동에 의존한다. … 미국교회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새로 시작한 교회들의 교인은 삼분의 일 내지 이가 전에는 교회에 다니지 않던 사람들이다. 이에 비해 10-15년 이상 된 교회들에 등록하는 새 교인들은 80-90%가 이미 다른 교회에 다니던 사람들이다(팀 켈러, <센터처치>, 755쪽).”


100명의 교인이 있지만 계속 성장하지 않고 정체된 교회가 있다면, 50명을 떼어 교회를 개척하게 되면 개척된 50명은 새로운 교회의 역동성을 가지기 때문에 지역 안에서 다양한 새신자를 품을 수 있게 된다. 또 남아 있는 50명의 모교회도 새로운 교회들로부터 도전을 받아 새로워진다. 1년 뒤 두 교회는 성장하지 않았던 100명의 한 교회가 아니라, 역동성이 있고 계속 성장해 가는 두 교회가 되고 성도들의 숫자도 100명이 훨씬 넘는 숫자가 될 것이다.

도시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나의 예배 스타일이 아닌 다양한 스타일의 예배가 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교회로 찾아가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 새로운 거주민들, 새로운 집단을 전도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나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기존의 큰 규모의 교회보다 개척교회들은 변화가 쉽고, 다양한 사람들의 감수성을 반영하기 쉬운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백인들만 살던 지역에 33%의 중남미계 사람들이 들어온다면 의도적으로 이중 인종을 추구하는 교회가 새로운 거주민들에게 문화적 공간을 훨씬 잘 만들어낼 것이다. 만일 새 집단이 미국 분화에 충분히 동화되어 교회로 오기를 바란다면, 그들을 전도하지 못한 채 수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팀 켈러, <센터처치>, 759쪽).”


결국 한 도시 전체에서 그리스도인 숫자를 확실하게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교회의 숫자를 확실하게 늘리는 것이다. 팀 켈러가 은퇴 후에 리디머 교회를 세 개의 교회로 나눈 이유도 교인 수 4,000명의 대형교회 하나보다 교인 수 400명인 10개 교회가 훨씬 더 역동적이고 전도에 효과적이며 지역사회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인 4,000명인 한 교회와 400명의 10개의 교회가 각각 1년이 지난 후 교인 수를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작은 10개 교회에서 교인 수가 훨씬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교회를 분립하거나 개척하는 것이 교회를 먼저 부흥시켜 나누는 것보다 더 좋은 대안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팀 켈러의 센터처치


3) 세 번째 원: 특화된 사역들

Specialized Ministries


세 번째 원은 교회를 자극하고 함께 도움을 주는 다른 기관들과 연합하는 것이다. 도시 중보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기도운동이 필요하다.


부흥의 역사는 언제나 중보기도의 역사였다. 기도는 신학적 관점이나 교리보다 교회를 더 하나로 연합시킨다. 기도는 교단과 조직적 경꼐를 뛰어넘어 친목과 관계 형성을 돕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협력할 때 더욱 성장과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특정 그룹들은 다양한 단체들을 말한다. 캠퍼스 사역과 청소년 사역등 특화된 복음 사역의 사람들과 미래 지도자들을 세우는 연합을 말한다. 정의와 자비 사역은 지역의 사회적 문제와 경제적 필요들을 채우는데 연합하여 일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연대를 통해 한 교회가 돕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또 체계적으로 지역을 섬길 수 있게 된다.


복음과 직업을 연결시키는 사역은 도시 안에 직장의 영역을 변화시키는 연합운동이다. 이런 연합운동을 통해 지역 내에 교회 및 다양한 선교단체 심지어 NGO 단체와 연합하여 전체 지역을 섬기고 발전시키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s)
도시 복음화율 10%, 티핑 포인트
뉴욕, 5% 넘겼지만 10%는 안 돼
팀 켈러 떠났지만, 계속되는 비전


티핑 포인트는 작은 변화들이 일정기간 축적돼, 이제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하는 시점을 말하는 단어이다. 물이 100도에 끓는다면 99도에서 더해지는 마지막 1도의 상황이다.


팀 켈러는 복음 생태계를 통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티핑 포인트를 뉴욕이라는 도시에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들의 숫자가 10%가 되는 지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종류의 거주민들이 인구의 5%를 차지 하기 전에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5-22%에 도달하면 전체 지역은 이들로 인해 움직이기 시작하며, 빠르게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뉴욕 시의 경우 소수 집단들이 삶의 방식에서 감지할 만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그들의 숫자가 최소 5-10%이면서, 동시에 구성원들이 공공 생활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 내가 들은 바로 감옥 안에 그리스도를 따르는 수감자들의 수가 10%에 도달하면, 감옥의 집단생활과 문화 자체가 변화된다고 한다.


도시의 티핑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과학적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지점은 복음이 도시 생활고 문화에 가시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때이다. 우리는 뉴욕 시에서 도심 인구의 10퍼센트가 복음 중심적인 교회에 참여하는 때가 오기를 위해 기도하며 사역하고 있다(팀 켈러, <센터처치>, 788쪽).”


팀 켈러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이 처음 뉴욕에 와서 사역을 시작했을 때, 복음을 통해 뉴욕에 헌신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1%에 불과했다고 한다. 25년이 지난 지금 5% 정도로 성장했다고 고백했고, 이런 연합운동을 통해 궁극적인 목표는 10%가 넘는 것이라 말했다.


뉴욕 리디머 장로교회

     ▲뉴욕에서 복음도시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리디머 교회 홈페이지. ⓒ인터넷 캡쳐


인터뷰를 한 시점은 25년이 지난 시점이고 지금은 30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팀 켈러가 꿈꾸었던 10%는 아직 도달되지 않았다. 그러나 팀 켈러는 소망에 가득 찬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상상해 보라, 만일 맨해튼과 같은 곳에 많은 신자들이 있어, 대부분의 뉴요커들이 자기가 존경하는 한 명의 그리스도인을 실제로 안다면 어떤 일어나겠는가? 많은 도시 거주민들을 기독교의 메시지로부터 방해하는 강력한 장벽들이 제거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만 명의 영혼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도시의 그리스도인들이 예술, 과학, 학문, 기업 등에서 핵심 역할들을 수행할 때, 그리고 동시에 그들이 가진 권력, 재물, 영향력을 서회의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의 선을 위해 사용할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팀 켈러, <센터처치>, 788-789쪽)?”


팀 켈러는 이제 우리 곁에 없지만, 그가 남긴 복음 생태계의 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두진 목사 외 CTC Korea 이사들이 공저한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라는 팀 켈러 소개 글에는 팀 켈러의 소천 이전이지만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복음으로 변화된 그리스도인들의 숫자가 도시 가운데 충분히 많아져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이 도시의 공공 및 사회생활 가운데 눈에 띄게 드러나고 인정할 만한 수준이 되면 도시가 변화된다. 팀 켈러는 이런 비전을 가지고 계속 기도하고 있고, 자신이 죽어도 이 비전은 계속되어서 뉴욕의 10% 복음의 증인들이 뉴욕을 변화시킬 날을 기대하고 있다(박두진 외,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두란노, 209쪽).”


팀 켈러는 자신이 죽어도 이 비전은 계속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말이 새삼 더 크게 마음에 와닿는다. 팀 켈러의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였던 D. A. 카슨 교수가 팀 켈러를 추모하는 글에서 “아벨은 죽었으나 여전히 말하는 것(히 11:4)”이라고 한 것처럼, 팀 켈러의 비전도 그가 죽었지만 여전히 이 땅에서 회자되고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팀 켈러의 복음 생태계의 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고 천국에서 복음으로 변화된 뉴욕의 10% 그리스도인들을 보고 기뻐할 것이다. 동시에 한국에서도 각 지역 도시에서 복음 생태계를 통해 변화의 티핑 포인트들이 달성되기를 소원하고 기도드린다.


복음은 우리를 연합시킨다. 그 연합은 복음의 생태계를 구축하여 이 땅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다시 돌아오게 할 것이다!


고상섭 목사

그사랑교회 담임
영남신대·합동신대 졸업
팀 켈러 연구가, CTC코리아 강사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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