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개혁신학포럼 제20차 정기세미나, ‘WCF 교육’ 주제로 개최 - “교리 공부, 양적 성장 위해 한다면 결국 실패” - 1647년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오늘날 개정 필요성 느끼지 못할 만큼 완벽 - 믿어야 할 교리, 살아야 할 원리 체계적 배열 WCF 교회론 추구, 공교회성 회복 가능성 ↑
  • 기사등록 2021-11-29 19:38:44
기사수정


                          ▲개회예배에서 대표 이경섭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개혁신학포럼 제20차 정기세미나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11월 29일 서울 안암동 안암제일교회에서 개최됐다.


대표 이경섭 목사는 “개혁교회 표준문서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이하 WCF)’는 1647년 만들어졌지만, 오늘날까지 개정의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완벽하다”며 “경건과 학식을 겸비한 121명의 목사와 신학자, 귀족과 하원의원 등 159명으로 구성된 웨스트민스터 종교회의(Westminster Assembly, 이하 WA)가 5년 8개월간 기도와 금식을 동반한 마라톤 회의와 충분한 숙려 끝에 만들어, 처음부터 아예 논쟁을 배태할 여지를 없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후대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변증적 노력도 그것의 보존에 일조했다. 그 예로 코넬리우스 반틸(Cornelius Van Til)의 순환 논증에 기반한 전제주의(pre-suppositionalism)를 들 수 있다”며 “오늘 우리가 360여 년 전의 WCF에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옛 것에 대한 향수나 교리 수호의 차원을 넘어, 진정한 신앙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서창원 교수(총신대)가 ‘WCF의 역사적 배경과 그 원리’, 황갑수 목사(오병이어교회)가 ‘WCF와 소그룹 성경공부)’, 장대선 목사(고백과문답 대표)가 ‘예배를 위한 WCF의 이해’, 김병혁 목사(솔리데오글로리아교회)가 ‘WCF와 설교’를 각각 강의했으며, 책임연구원 최더함 교수 사회로 질의응답 및 토의가 이어졌다.


◈서창원 교수 “삶 가장 아름답게 하는 고품격 원리”


서창원 교수는 “요즘 교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교리 공부가 교회의 양적 성장을 위한 방편으로 추구돼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적 욕구 충족이나 종교 생활의 한 과정으로 여겨서도 안 된다”며 “교리 공부는 성도들이 말씀에 깊이 뿌리내리고 그 안에서 행하고 기도하고 존재하도록 하기 위함, 즉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데 주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WCF의 역사적 배경으로는 “WA는 잉글랜드 시민전쟁 기간 중 일어난 특이한 모임이었다. 당시 잉글랜드는 청교도들의 개혁 열망과 로마가톨릭 귀환을 원하는 무리와의 충돌이 빈번했다”며 “아일랜드에서 벌어진 폭동으로 많은 개신교도가 희생당하자, 왕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체포하고자 의회로 무력 진출했고, 왕당파와 의회파 간의 이 다툼은 스코틀랜드 언약도까지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러한 국가적 사태에 대해 의회가 내린 처방은 ‘신학자 총회’를 마련해 교회의 법률적·신학적 기초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왕 재가 없이 의회가 1643년 5월 13일 독자적으로 칙령을 반포, 상원 승인으로 6월 12일 WA가 열렸다”며 “표면적 목적은 1571년 완성된 성공회 39개 신조의 개정이었지만, 근본적으로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혹은 대륙의 개혁파 교회들과의 일치성 추구에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학포럼 정기세미나 20차

                                   ▲서창원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WCF는 총 33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자가 믿어야 할 교리와 살아야 할 원리들을 체계적으로 배열했다. 그는 “성경을 필두로 삼위일체 하나님이 어떠한 분인지, 그가 죄인의 구원을 위해 하신 일이 무엇인지, 그 구원을 받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조목조목 열거했다”며 “WCF는 조직신학과 실천신학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성경이 말하는 진리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WCF의 의의에 대해선 “참된 신학은 이상 세계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가르치고 구현되는 실제적 원리임을 더 확신한다. 성경에 계시된 진리가 무엇이든 우리의 행복을 위한 언약의 말씀이며, 삶을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게 하는 고품격 원리”라며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죄 문제를 지적하는 전적 타락, 하나님과 원수였던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친 백성이 되며 하나님 나라를 기업으로 받게 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들은 탄성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특히 WCF의 현대적 적용을 강조했다. 서창원 교수는 “WCF는 400년 가까이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서로 정통신학의 총람으로서의 문답서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리적 교훈뿐 아니라 거듭난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서 살아갈 영적 지침을 충분히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WCF는 성경을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규범’으로 정의함으로써 성경에 종속된 교리만이 참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성경적 근거가 없는 교훈이나 실천적 행위들은 배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의 어떤 개혁이든, 성경이라는 표준 잣대로 검증하되 성경의 교훈을 잘 정리해 놓은 신앙고백서의 지침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절대 다수 교회 지도자들이 WCF나 요리문답서들에 대해 무지해 탄탄한 교리적 기반 없이, 종교생활 프로그램에 기초한 교회 혹은 신자로 남아 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망과 존중을 상실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WCF를 강조해 가르쳐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해야 하기 때문(고린도전서 1:10)이다. 교리적 일치 없이 공교회성 유지는 어렵다”며 “교회 지도자들은 자신만의 색이나 철학을 드러내는 교회를 세우려는 유혹을 받지만,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다. 특히 한국 장로교회는 신앙고백적 차원에만 머물지 교리적 일치를 위한 공교회성 확립 의지는 없는데, WCF의 교회론을 추구한다면 공교회성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자들은 WCF가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지침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WCF는 현대사회적 이슈에 대해 충분한 목회실천적 교훈을 제시한다”며 “인간의 수고와 공로, 노력과 헌신을 통해 하나님 은혜를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 강해질수록, 하나님 은혜의 교리는 절실하게 외쳐야 할 교훈”이라고 반박했다.


끝으로 “성경이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이라면, 그 성경의 교훈을 바탕으로 작성된 WCF는 시대를 불문하고 지금도 유효한 진리 체계”라며 “WCF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교회와 그렇지 않은 교회는 장기적 측면에서 존속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개혁신학포럼 정기세미나 20차

                                  ▲황갑수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황갑수 목사 “코로나 의한 상처 치유할 친밀감 제공”


황갑수 목사는 “1980년대 이후 복음주의에 함몰된 한국교회는 소위 ‘눈높이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강단은 시장 언어에 의해 장악됐고, 어려운 신학적 용어가 사라진 설교는 성경적 교리가 품은 진리를 담아내지 못하는 도덕적 훈계나 감정적 터치가 난무한 자기 계발의 아이디어 발표장이 됐다”며 “평신도 훈련이라는 기치 아래 ‘본문 성경공부’가 대유행했지만, 성경 해석의 지침이 되는 통일된 신조나 신앙고백에 대한 이해가 없어 건강한 성경적 사상체계 형성에 실패했다”고 전제했다.


황 목사는 “이러한 철학적·신학적 빈곤과 참된 경건 부재라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믿음의 선진들이 견지해 왔던 ‘체계적 교리교육’으로 극복될 수 있다”며 “WCF는 교리교육에 있어 가장 탁월한 콘텐츠이나 실제 읽어본 신자들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소그룹을 통한 WCF 성경공부’를 제안한다”고 했다. 세미나에 앞서 그는 직접 만든 WCF 소그룹 교안을 배부하기도 했다.


그는 “WCF를 소그룹으로 공부하는 것은 교인 스스로가 읽고 연구하며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토의식 진행을 통해 개인의 삶과 생각을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되며, 교인 상호 간에 친밀한 교제의 장이 된다”며 “소그룹 진행 중 WCF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탁월한 멤버가 있다면, 그를 통해 또 다른 소그룹을 형성하고 가르치게 하는 제자훈련과 재생산 효과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갑수 목사는 “WCF는 약 45분간 10여 명의 멤버가 매주 공부하고, 목회자(인도자)가 총 33장을 장별로 4-5개 문제를 제시할 수 있다”며 “기존 교재를 사용하든 직접 교재를 만들든, 인도자는 WCF를 먼저 연구하고 숙지해야 한다. 그리고 멤버들의 건전하고 친밀한 인간관계와 상호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진솔한 대화 없는 모임은 공회전만 하는 자동차와 같다”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인도자는 역설적이지만 가르치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멤버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면서 학습자의 의무와 책임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야 한다”며 “결석한 멤버가 있다면 다음 장으로 가기 전에 밀린 부분을 공부할 수 있도록 ‘보충수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 이탈을 막고 안정감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영적 침체기를 지나온 한국교회가 WCF 공부로 교인들을 격려하고 다잡는다면, 여러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가 교회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감’이라는 상처를 줬다면, WCF 소그룹 성경공부는 진리를 아는 참 지식과 함께 ‘신자와 신자 사이의 친밀감’이라는 치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혁신학포럼 정기세미나 20차

                                      ▲장대선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장대선 목사 “WCF, 예배 관련 중요한 지식·지침 제공”


장대선 목사는 “WCF는 1차적으로 신앙의 일치와 신앙과 신학의 오류 극복이 목적이기에 예배 실천과 관련짓는 것에는 적잖은 무리가 따른다지만, 각 조항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오히려 예배에 관련한 중요한 지식과 지침들을 제공하고 있다”며 “제21장 ‘경건한 예배와 안식일’ 1항에서 예배는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이 기쁘게 받으실 만한 참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법을 제정하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원리를 ‘예배의 규정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로 칭한다”고 설명했다.


장 목사는 “제21조 6항에서는 ‘예배의 장소’를 언급하는데, 하나님께서 규정하시는 예배의 특정한 장소가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영과 진리 가운데서 어디에서나 예배드려야 한다’는 문구는 장소라는 외형적 요소에 전혀 중심이 없고, ‘영과 진리 가운데’ 드려야 함을 말한다”며 “계속해서 6항은 8개인의 가정에서, 매일, 그리고 은밀하게, 각자 자기 혼자서도 예배드려야 한다’고 언급한다. 신자들의 각 가정과 개인의 예배로 연계되는 실질적이고 경건한 예배로서의 본질을 드려내는 중요한 언급”이라고 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교리·소교리 문답, 예배모범 등은 별개 문서가 아니라 함께 유기적으로 전망하는 개혁된 신학과 신앙의 기초와 틀, 실천들을 제공한다”며 “그러한 연계성 가운데 신자 개인과 가정, 교회가 연계되는 지향성을 보인다. WCF의 이해와 숙지는 사적 경건뿐 아니라 공적 예배를 통한 경건의 의무 수행에서 중심을 이루는 ‘말씀’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성경의 진리를 간략하고도 명확하게 규명하는 WCF의 골격은 성경 본문을 주해하고 적용하는 메시지를 ㄹ분별하고 이해하는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핵심요지들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개혁신학포럼 정기세미나 20차

                                     ▲주요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김병혁 목사 “교리 교육 없다? 기초공사 없는 건축 같아”


김병혁 목사는 “장로교 목사임에도 WCF를 성경에 교훈한 도리를 총괄한 것으로 알고 가르치지 않는 것은 하나님과 회중 앞에서 행한 서약을 스스로 위반하는 배임이고, 부름받은 직분에 관한 직무유기”라며 “교리 설교를 통해 성도들의 신앙의 터를 견고하게 세우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성경만 가르치려 한다면, 기초공사를 하지 않은 채 건물을 세우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1년 유학 종료 후 귀국해 2012년부터 가정 모임을 시작했고, 주일 오후부터 WCF 해설을 시작해 2013년 10월까지 19개월간 지속했다. 그 동안 모인 성도들과 솔리데오글로리아교회를 개척했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동반한 가정들이 정착하면서 그해 11월부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해설을 시작해 2019년 8월까지 총 6여년간 107개 문답을 총 194회 설교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WCF 강설은 온 성도와 더불어 역사적 장로교회가 믿고 고백하는 진리와 신앙규범이 무엇인지 알고 확신하며, 신조와 신앙고백의 중요성을 공감하게 한다. WCF를 통해 드러나는 개혁주의 신학의 부요함과 독특함을 이해하고, 장로교인으로서 자긍심을 갖는 계기도 된다”며 “장로교회 표준문서인 WCF에 근거한 정교인 입회도 가능해진다. 개인적으로는 WCF와 관련해 방대한 데이터와 연구 자료, 결과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요리문답 강설 동안에는 외적으로는 성도와 교회 자녀들의 수가 늘고 새 예배당도 마련했다. 내적으로는 성도들의 성경과 교리에 대한 이해도와 실천력이 높아져 목회환경이 안정됐다”며 “덕분에 성도들의 전폭적 이해와 협력 속에서 노회와 총회를 비롯해 보편교회를 섬기는 사역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11-29 19:38:44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2024년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하루 동안 이 창을 다시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