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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협 ‘세계교회의 흐름과 한국교회의 방향’ 발표회 - “복음주의 교회, ‘문명 충돌’ 극복하고 ‘평화 창조’로”
  • 기사등록 2021-11-14 2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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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 기독교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세계교회의 흐름과 한국교회의 방향’을 주제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11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사회로 박창훈 교수(서울신대)가 ‘세계교회의 흐름’, 이은선 교수(안양대)가 ‘세계교회의 흐름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을 각각 발표했다.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남쪽을 바라보라”

먼저 박창훈 교수는 “최근 세계교회의 흐름을 살펴보려 할 때, 가장 많이 제기되는 말은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등 ‘남쪽을 바라보라’는 것”이라며 “이는 북쪽의 교회들이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성장 동력을 잃거나, 세속화의 풍랑 속에 복음의 본질을 망각하거나, 교회가 사회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 것이며, 무엇보다 남쪽 기독교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현실 자각”이라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세계 인구 분포도 북쪽은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고령이 많지만, 남쪽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젊은이들이 많다. 이러한 인구 증가는 엄청난 사회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인구가 늘고 있는 남쪽에서 기독교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나이지리아, 콩고, 에티오피아 등에서 기독교는 놀랍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에서 종교개혁 때 가톨릭이 개신교로 개종한 속도보다 더 빠르게, 브라질에선 가톨릭이 개신교로 개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쪽 기독교’의 성장 원인으로는 “남쪽 나라들은 대개 서구 식민지배 국가로부터 기독교를 전해받았기에 기독교를 서구 제국주의의 산물로 평가절하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최근 성장하는 남쪽 교회들은 서구 선교사들의 열정 어린 헌신을 통해 기초가 놓이고, 그들의 희생 위에서 성장한 선교지 교회들이기에 단순히 제국주의 산물로 볼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성장, 현대화와 함께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 발전에서 근면·성실이라는 기독교 윤리관은 긍정적으로 개인의 신분을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자신의 신분을 개선하려는 열정적이고 새로운 생각을 지닌 젊은이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교회가 직업을 찾아 도시로 이동한 이들을 정서적으로 돌보고 있다 △교회는 전통사회에서 밀려났거나 경제·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다가가 풀뿌리 운동으로 정착했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실존적 삶의 의미를 제공해, 전통사회의 박해를 이겨내는 순교적 신앙을 갖췄다 등으로 설명했다.


웨슬리학회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박창훈 교수.  


‘남쪽 기독교’의 특징으로는 “각 나라 기독교의 특징이 역사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띠기에 단순하게 평가하긴 무척 어렵다”면서도, △보수 복음주의 교회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은사운동을 하는 교회들이 성장하고 있다 △예언자적이며 종말론적인 특징을 통해, 정치·경제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등으로 정리했다.


특히 “남쪽 기독교는 이민을 통해 서구 기독교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서구로 이민하는 남쪽 기독교인들 활동이 동족 이민사회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민교회의 신앙적 열정은 그 나라 기독교인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적극적이며 헌신적”이라며 “남쪽 기독교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들에게 복음을 전한 나라에 복음을 역수출하는 선교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론으로는 “서구 중심 신학으로 남쪽 기독교를 ‘제3세계의 원시적 모습’이라고 쉽게 규정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며 “교회 역사를 통해, 복음(케리그마) 외에 문화적 외투는 역사적으로 덧붙여졌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면서, 남쪽 기독교를 열등하게 취급하는 자세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마주하는 자세가 요청된다”고 제언했다.


남쪽 기독교를 향해서는 “이제 자신들의 신앙체험을 표현하는 신학을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제 남쪽 교회들이 신학자들을 배출해 자신들의 역사와 신학이 세계교회사에서 정당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연구 성과물들을 통해 정당하게 주장해야 한다”며 “북쪽 주류 영·미 신학자들도 아프리카 교회, 라틴아메리카 교회, 한·중·일·인도 등 아시아 교회에서 직접 나온 연구 성과물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일상에 대한 불안으로, 한국교회는 ‘가나안 성도’ 문제에 대해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세계 기독교에서 ‘기독교인의 정의’를 생각하면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인구가 2005년에 비해 2015년 1.5% 증가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가나안 성도’들이 아직 자신들을 기독교인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므로, 이들의 아주 소극적인 고백을 통해 볼 때는 한국교회도 아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교회의 흐름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

이어 이은선 교수도 “세계 기독교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지구촌의 기독교의 중심지가 남반부로 이동한다는 것이고, 그와 함께 이슬람 등 타종교와의 비교 속에서 기독교를 이해하려는 것”이라며 “남반부로 기독교 중심부가 이동하면서, 오순절 성령운동을 통한 남반부 기독교의 성장과 이것이 세계 기독교에 미치는 영향, 이슬람과의 충돌 가능성 등이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지구촌 기독교의 변화 속에서 한국교회의 변화와 관련해 △오순절 성령운동을 통한 교회의 성장 △메가처치 등장과 지교회 설치 △탈교단화 현상, 독립교회 등장과 목회자들의 네트워크 형성 △가치관 충돌 현상으로 보수 교회들의 현실 참여와 이슬람 침투 반대 등을 특징으로 고찰했다.


먼저 ‘오순절 성령운동을 통한 교회 성장과 대형교회 등장’에 대해 “한국교회에선 이미 1970년대 이후 오순절 교회들이 성장했고, 그로부터 여러 영향을 받았다. 지금은 오히려 한국 오순절운동이 기성교회들의 모습 속에 편입돼, 오순절 운동이 한국교회의 성장을 주도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오순절 교회들이 성장하면서 메가처치 현상이 발생했고, 지교회가 설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교회에 미친 가장 중요한 현상은 1970년대 이후 강남 개발로 생겨난 대형교회와 지교회 현상”이라며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급속한 성장과 강남 개발이 맞물려 대형교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강남을 개발하면서 밀집도 높은 아파트 단지가 생겨나고, 일정한 숫자의 종교 부지들이 제공되면서 대형교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1993년 발표된 ‘세계 50대 교회’ 중 23곳이 한국에 있었다. 대형교회가 많은 것은 197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교회 흐름을 입증하는 것으로, 성장 속도는 세계교회사에서도 유례 없는 것”이라며 “이러한 대형교회들은 1990년대부터 생겨나 지속되고 있다. 한국에서 메가처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들이 많지만, 이들이 건전한 교회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선

            ▲이은선 교수.  


‘지교회 설립’에 대해선 “미국은 워낙 광대하고 다인종 사회이기에 ‘멀티 사이트 교회’를 설치해 같은 설교를 듣고 지역에 따라 신앙생활을 한다”며 “이에 비해 한국의 지교회 현상은 개척을 지원하면서 생겨난 경우가 많았다. 일부 교회들은 일정 규모가 되면 분립한다는 원칙을 세워 지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교회의 대형화 목적이 많지만, 지역적으로 떨어져서도 동일한 신앙 색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서술했다.


‘교회 양극화 심화’와 관련해선 “예장 통합 총회가 2020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초소형 교회 비중이 급증하는데도, 전체의 0.2%인 초대형교회 21곳이 교단 전체 교인의 21%를 차지하고 있었다”며 “10년 전에 비해 교인 수 30명 이하 교회 비중은 33.8%로 10% 증가했고, 101-300명 교회는 3.6% 감소했다. ‘교단의 허리’인 중소형 교회의 비중이 약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교회 양극화는 교회 내 음향 및 예배당 시설, 주차 공간, 재정 규모 등에서 오는 외적 차이와 함께 교역자 보수, 교인 복지 등의 차이를 비롯해 신앙 상담, 교회 교육 등 내적 차이가 교회 선택의 본질을 흔들면서 성도들의 이동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형교회들은 각종 편의시설과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교인들의 요구를 채움으로써 주변 교회 교인들을 흡수하고 있다. 이처럼 교계 연합사업은 물론, 절기 연합예배와 사회복지, 대외적 소통도 대형교회들이 좌지우지하면서 작은 교회들은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립교회협의회 출현’도 거론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메가처치 현상이 등장하면서 탈교단화 현상이 생겨나는 가운데, 카이캄(KAICAM) 등 독립교회 연합이 출현했다”며 “설립 취지는 지나치게 정치화한 교단의 횡포나 세력화를 배격하고, 교회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협의회는 비교적 가입이 쉽고 회원의 의무와 간섭이 별로 없으면서 권리는 확보할 수 있다. 또 목회자 정년이 없고 상회비도 형편에 따라 자율적으로 헌금하며, 교회 재산이 총회 유지재단에 속해 있지 않아, 교회 재산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미래목회포럼,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등 ‘초교파 목회자 네트워크 형성’도 특징으로 꼽으면서 “대형교회와 탈교단화 현상으로 같은 성향을 가진 목회자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며 “교단 정치색을 탈피해 새로운 시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건강한 교회성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선 교수는 “1990년대까지 보수적 교회들은 정교분리를 내세우면서 교회성장에 치중했고 진보적 교회들은 민중신학을 앞세워 사회참여에 앞장서 왔다”며 “그런데 최근에는 진보적 교회들이 현 정부 정책을 지지해 사회적 문제들에 적극적 목소리를 내지 않는 반면, 보수적 교회들은 현 정부가 성경적 가치를 무너뜨리려는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정치·사회적 아젠다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가 낙태 근절 운동인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캠페인’에 

             직접 참여해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진행하던 모습.  


이 교수는 “보수 기독교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은 낙태법 폐지 반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반대 등”이라며 “현 정부 실정에 반대하는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활동은 지난 2019년 ‘광화문 집회’로 표출되기도 했다. 이후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되면서 예배 제한과 신앙의 자유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반부에서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증가하면서 이슬람 등과 충돌이 많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안에서도 이슬람 증가로 이러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쿠크법 제정 시도, 할랄 식품 생산, 이슬람 난민 유입의 증가 등이 구체적 내용”이라며 “최근 유입되는 이슬람 난민들의 경우 우리나라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자신들 고유문화를 보존하면서 한국 문화와 충돌하기에 사회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정 숫자 이상으로 이슬람이 증가할 경우 테러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지구촌 기독교 현상이 발생하면서,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시각에서 종교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구촌 기독교는 지금까지의 주류 기독교가 교체되고, 이슬람 등 타종교와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와 함께 사람들이 도시로 집중되면서 메가처치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은 두 가지 가치 충돌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하나는 정부가 자기결정권에 근거한 낙태법 개정, 성적지향·성적정체성을 내세워 성경의 창조질서를 부정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및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이고, 다른 하나는 이슬람 수쿠크법 제정과 할랄 단지, 난민 입국에서의 갈등”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성경적 가치관에 근거해 문제를 풀어가되, 문명 충돌의 관점을 극복하고 평화를 창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으며, 회장 최이우 목사의 인사와 강승삼 목사(KWMA 공동회장)의 축도, 총무 이옥기 목사(전 UBF 대표)의 광고로 발표회가 마무리됐다. 앞선 기도회에서는 원성웅 목사(옥토교회) 사회로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의 메시지와 박노훈(신촌성결교회)·백용석 목사(강남교회)의 기도 인도, 종교교회 성가대의 특순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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