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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한교연·한교총, 통합 위해 처음 한 자리 - 한국교회 세 연합기관, 통합 필요성엔 공감했으나 - 세부 요구조건에서는 여전한 견해차 - 통합 마무리 짓기 위한 실질적인 통합 여부 불투명
  • 기사등록 2021-10-23 03: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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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기관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


개신교 3개 대표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가 지난 10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한국교회 기관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3개 기관 대표회장과 통합추진위원들이 참석, 삼각형 모양으로 마련된 좌석에 앉아 연합기관 통합에 대한 각 기관들의 입장을 주로 나눴다. 기관 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한교총에서 초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한기총에서 김현성 대표회장 겸 통합추진위원장 등 9명, 한교연에서 송태섭 대표회장과 권태진 통합추진위원장 등 7명, 한교총에서 소강석 대표회장과 김태영 통합추진위원장 등 8명 참석했으며, 실무진들도 일부 배석했다.


언론에 공개된 예배에서는 한교총 통합추진위원 지형은 목사 사회로 한기총 통합추진위원 황덕광 목사가 기도했으며, 한교연 통합추진위원장 권태진 목사가 ‘이상한 종들을 주의하라(갈라디아서 1:6-10)’는 제목으로 설교한 뒤, 한기총 통합추진위원 길자연 목사가 축도했다.

 

                      ▲한교연 권태진 통합추진위원장이 설교하고 있다.



설교에서 권태진 목사는 “한국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을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성경은 모이기를 힘쓰라, 하나되어라, 섬기고 겸손하게 협력해 선을 이루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지금 하나님 말씀에서 너무 멀리 떠나 있는데, 회개 없이 어떻게 하나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권 목사는 “형제가 동거함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지금 예배당에서 자유롭게 모일 수도 없다. 예배당도 못 지키는 우리 지도자들이 평신도들 앞에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

했다. 예배 순서까지 불신자들 지도를 받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 능력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제 한국교회는 자유롭게 모여야 한다. 20-30%에 매이지 말고 소신껏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교총 소강석 대표회장도 “문화 마르크시즘 등의 공격을 받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 탓에 한국교회를 지키기 너무 힘들고 벅찼다”면서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진정한 예배 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교총 소강석 대표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한교총 소강석 대표회장 “진정한 예배 회복 위해 하나 돼야”.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권태진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서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코로나 앞에서 무력해진 한국교회뿐 아니라, 우리의 근원적인 모습도 돌아보면서 회개해야 한다”며 “우리가 너무 화석화된 것 아닌가. 특별히 조국 교회가 너무 카르텔 헤게모니에 빠져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한국교회 연합은 단순한 동거나 기관 운영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답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는 코로나 이전 문화막시즘과 네오막시즘의 무차별 공격 앞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가운데서 코로나를 맞아야 했다. 한 마음을 갖고 싸워도 힘든데, 이렇듯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서로 이질감을 느끼는 가운데 한국교회를 지킨다는 것은 너무 힘들고 벅찬 일이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한국교회 공익을 지키고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정부와 조금은 의논하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교회가 함께 자율 방역, 선제적 방역으로 가야 한다. 위드 코로나에서는 제약을 벗어나 예배를 진정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 세 기관이 하나돼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태영 한교총 기관통합준비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통합을 놓고 기관별로 여러 차례 접촉해왔다가 처음으로 세 기관이 한자리에 함께 모였다”면서 “과거에도 연합기관의 통합을 시도했다가 결국 결렬됐는데 (전염병으로) 예배가 압박을 받는 이 시기가 하나님이 주신 통합의 ‘골든타임’(적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기총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한기총 김현성 대표회장 “이제 가을, 속도감 있는 진행 필요”.


한기총은 통합 기관 명칭을 한기총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성 변호사는 “한기총은 그동안 통합의 조건을 달지 않고 그 방법과 논의 대상을 다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접근해왔다”면서도 “연합기관 통합의 상징과 의미는 32년 전 한기총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합을 위해선 한기총 내 이단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한기총으로서는 회원 교단인 그들을 배제하고 통합을 논의할 수 없다”며 “해당 교단에 대해 잘못한 게 있다면 회개할 기회를 준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대화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을 먼저 추진한 뒤 이후에 재심의하면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교연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다른 일부 교단이 가입된 한교총엔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을, 한기총엔 고소·고발 건 등 내부 문제 해결과 정상화가 선결과제라는 입장을 재차 전했다.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 “서로 내려놓아야, 한 걸음씩 노력”.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는 “그동안 한교총 중심으로 통합 논의가 진행돼 왔다. 직간접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며 “통합에는 원칙적으로 세 기관이 모두 찬성한다. 각론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통합은 어디까지나 얼마나 양보하고 내려놓고 함께할 수 있는가가 각론이다. 노력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자”고 말했다.


송 목사는 “처음 만났을 때 저희가 결의한 대로 말씀드리겠다. 한기총에 대해서는 지금 여러 어려움 겪고 있는데, 먼저 정상화를 하지 않으면 통합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한교총에 대해서는 정체성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소강석 한교총 대표회장님과 여러 차례 대화하면서 조금씩 서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큰집에서 다른 이들을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태진 한교연 통합추진위원장은 “작은 교단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통합을 진행하려 한다”며 “내부 총회에서 부결될 일을 우리끼리 정하면서까지 통합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보기에 신중히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기관 대표들 모두 통합의 필요성과 시대적 요구엔 공감했다. 하지만, 통합을 위한 세부 요구조건에서는 여전한 견해차를 보였다.


일단 이날 모임 후 참석자들은 서로 존중하며 연합기관의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모은 ‘한국교회기관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합의문’을 발표하며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한국교회와 민족 앞에 한국교회를 바르게 섬기지 못한 일을 통회하는 심정으로 회개한다”며 “한국교회는 철저한 방역에 힘쓰며 자율적인 예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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