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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세우는 ‘집스’ 대표 박은서 목사의 특별한 성경 교육 -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학실험, 결국 창조주로 귀결”
  • 기사등록 2021-10-02 22: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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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성경+과학+역사 교실에서 직접 만든 물로켓을 하늘에 발사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물로켓으로 자신의 몸집보다 큰 로봇을 쓰러뜨리는 실험을 통해 아이들은 하나님의 힘으로 골리앗을 이긴 다윗 이야기를 몸소 체험한다. 박은서 목사는 “아이들이 성경을 따분하게 여기는 대신 직접 경험하고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은서 목사 제공


물로켓이 날아올라 3m 높이가 넘는 로봇을 쓰러뜨리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여기서 물로켓은 물맷돌이고 로봇은 골리앗이다. 물로켓을 직접 만든 아이들은 다윗이 된다. 아이들은 물로켓 실험을 통해 하나님의 도움이 있으면 거대한 적을 넘어뜨릴 수 있다는 성경 속 원리를 체험한다.


제주도에서 5년째 인기리에 열리고 있는 ‘성경+과학+역사 교실’의 한 수업 장면이다. 다음세대와 교회를 말씀으로 세우는 선교단체 ‘집스(JIBS)’의 대표 박은서 목사는 이 교실에서 과학실험과 역사 지식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 1일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박 목사를 인터뷰했다.


박은서(맨 윗줄 왼쪽 첫 번째) 목사가 지난 24일 비대면 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이달부터 시작될 ‘비대면 성경+과학+역사 교실’의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있다.  박은서 목사 제공


전기공학을 전공한 박 목사는 대학원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던 중 “내 인생 속 하나님의 꿈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박 목사는 중국에서 선교 사역을 하다가 귀국 후 예수전도단 제주열방대학 성경연구 간사로 6년간 사역했다. 박 목사는 “성경은 요셉, 다니엘 등 인물들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중요한 원리를 말한다. 이를 공부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 오랫동안 연구센터에 몸담았다”고 회상했다.


성경+과학+역사 교실은 박 목사가 홈스쿨링하는 첫째 자녀에게 과학을 가르치다가 시작됐다. 박 목사는 “아내가 ‘당신이 공대를 나왔으니 과학을 가르쳐봐라’고 했다. 내가 성경, 역사를 좋아하니 ‘성경과 과학, 역사를 접목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아이에게 여러 성경 이야기를 과학실험과 역사 인물 등을 통해 가르쳤다. 예를 들어 ‘거짓말하지 말라’는 성경 구절을 알려준 후 거짓말 탐지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식이다. 또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명나라, 일본 3개국을 오가며 거짓 외교를 펼쳐 정유재란을 일으킨 명나라 외교관 심유경이라는 인물도 함께 가르친다. 박 목사는 “심유경은 결국 거짓말이 들통나서 사형을 당한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구절을 역사적 교훈과 거짓말 탐지기 실험으로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도 과학 수업의 주제가 됐다. 아이와 같이 작은 크기의 증기선을 만들며 배의 원리와 구조를 공부해보는 것이다. 박 목사는 “1990년대 한국창조과학회 등이 세계 최초로 현대 조선공학적 관점에서 진행한 ‘노아 방주 안정성 실험 프로젝트’의 내용도 노아의 방주 수업에서 함께 다뤘다”고 설명했다. 여호수아가 나팔 소리와 함성으로 여리고성을 함락시킨 성경 이야기는 파스칼의 원리를 이용한 공기 대포로 종이컵으로 쌓은 성을 무너뜨리는 식의 실험으로 소개했다.


공기 대포로 종이컵으로 쌓은 성을 무너뜨리는 실험으로 여리고성을 함락시킨 여호수아를 체험하는 모습. 박은서 목사 제공


아이는 아버지의 과학 수업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어느새 옆집 아이들도 함께 와 듣기 시작했다. 소문이 아이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면서 어느 날엔 초등학생 20~30명이 박 목사의 집을 찾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학생이 많아지면서 수업도 정교화됐다. 한 수업의 인원은 12명, 대상은 초등생~중학생 저학년생으로 제한했다. 1~2주에 수업 한 개를 진행하되 1·7·8·12월엔 수업을 열지 않고 커리큘럼을 계획하는 기간으로 정했다. 그렇게 박 목사는 지난 5년간 100여개의 새로운 주제로 실험을 진행했다.


성경+과학+역사 교실은 비기독교인 부모,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과학실험이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도 효과도 있는 셈이다. 박 목사는 어린이집이나 돌봄교실 등에서 비기독교인을 위해 성경 관련 콘텐츠는 유지한 채 수업 이름을 ‘문화+과학+역사 교실’로 바꿔 진행하기도 한다.


박 목사는 아이들이 따분하게만 여기던 성경 이야기를 실험으로 직접 체험하고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로켓을 만들어서 자신보다 훨씬 큰 골리앗을 넘어뜨릴 때 아이들은 힘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며 “‘물로켓을 움직이는 건전지나 전기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태양의 힘은 또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하나님의 존재에 닿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 속에 골리앗과 같은 두려운 존재, 문제를 마주했을 때 물로켓으로 로봇을 이겼듯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성경+과학+역사 교실의 커리큘럼, 실험 키트를 다른 교회에 보급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얼마 전 한 과학실험 기자재 업체와 연락이 닿았는데, 해당 업체 대표도 성경과 과학을 접목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며 “올해 하반기에 교재, 실험 키트 등을 개발하고 내년쯤에는 교회와 홈스쿨링하는 교인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는 청소년 사역이 비전문적이어서 교리 중심의 과거 콘텐츠를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다음세대가 교회에 다시 오게 하려면 게임, 유튜브, 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와 경쟁해서 재미와 유익성 측면에서 이겨야 한다. 혁신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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