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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교단 총회 결산] 단축 총회가 남긴 아쉬움 - ‘하루 총회’ 맞춰 내실 높였지만… 안건 심의 물리적 한계도
  • 기사등록 2021-09-30 19: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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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교단들이 2년째 1일 총회를 열면서 많은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으나, 내실 있는 회무 진행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울산 우정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제106회 총회에서 임원 선거를 진행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코로나19는 평범했던 일상을 뒤바꿨다. 교단들이 매년 한 차례 여는 정기총회도 감염병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총회와 ‘하루 총회’를 진행하며 고군분투하는 교단들이 떠안은 과제는 뭘까. 교단들의 고충과 풀어야 할 문제들, 재난을 통해 개선될 부분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9월에 총회를 진행한 주요 교단 대다수가 2년째 1일 총회로 회무를 끝마쳤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 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 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 합신(총회장 김원광 목사) 총회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총회장 박문수 목사) 등은 예년에 3~4일 동안 열던 총회를 하루 만에 마치면서 원활한 회무 처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내실 있는 총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예장합동은 지난 13일 울산 우정·대암·태화 등 3개 교회에서 제106회 총회를 개최했다. 개회는 오후 2시, 폐회는 오후 8시였다. 저녁 식사도 생략하고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으나 개회 예배와 임원 선거만 3시간 넘게 소요됐고, 안건토의는 3시간도 채 하지 못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 논의 중단, 목회자 정년 연장 기각 등 꼭 필요한 안건만 논의해 결의했다. 각 노회가 총회 현장에서 다뤄 달라고 올린 헌의안은 모두 311개였다.


이은철 예장합동 사무총장은 29일 “짧은 시간 안에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총회 개회 전 정치부가 먼저 회의를 열고 방향성을 논의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모든 헌의안을 다룰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면서 “다행히 예민한 안건들은 회기 중에 공청회를 열어 총대들의 의견을 미리 수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모두 방역에 최우선을 둘 수밖에 없었다. 총회가 열린 지 20여일 지났는데, 총대 중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28일 오전 10시 경기도 한소망교회에서 제106회 총회를 개회한 예장통합은 12시간 동안 회무를 진행했다. 예장통합은 짧은 회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안건을 처리했다. 교단 내부에서는 ‘짧았지만 내실 있었던 총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짧은 회무 시간으로 각부·위원회 회의를 정기총회 기간 중 하지 못했다. 정기총회 기간 중 열리는 각부·위원회 회의에서는 인선과 주요 안건 심의 등을 한다.


예장합신도 지난 14일 경기도 상동21세기교회에서 1일 총회를 열었다. 전체 총대가 모여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안과 하루 일정으로 진행하는 안이 검토되다가 최종적으로 총회 현장에는 총회 임원과 각 노회를 대표하는 3인 등 주요 관계자들만 참석했다. 나머지 총대들은 각 노회가 별도로 마련한 장소에 분산해 참석했다. 하루짜리 총회로 진행됨에 따라 이날 총회에 상정된 13개 헌의안은 미처 다루지 못했다.


기침은 지난 16일 전국 24개 구역에서 제111차 정기총회를 분산 개최했다. 지난해 혼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해 전자투표인 스마트보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올해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다. 상정된 11건의 안건 중 교역자복지회와 은혜재단 통합 건이 부결된 것만 제외하면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 다만 빠듯한 일정 탓에 임원 선출은 새 집행부에 전권을 위임했다.


김일엽 기침 총무는 “의장단 선거를 통해 총회장, 부총회장 등을 뽑으면 임원을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의장단 선거, 안건 처리에 임원 선출까지 하루 안에 모든 걸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예장백석은 지난 13일 열린 제44회 총회에 50% 감축된 총대(541명) 중 459명이 참석했다. 7시간 만에 총회를 마쳤지만, 총회설립 45주년 기념사업을 소개하고 평등법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하는 등 내실 있게 회무를 처리했다.


김종명 예장백석 사무총장은 “코로나 여파로 총회 일정이 크게 단축된 것은 아쉽지만 짧아진 기간만큼 회의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총대들 사이에 정착된 것 같다”면서 “과거에 비해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이 대폭 줄어든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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