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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한국장로교의 날 기념 ‘장로교 미래포럼’ - “예배, ‘예수님’ 아닌 ‘예배자’ 중심으로… 앞뒤 바뀌어”
  • 기사등록 2021-08-24 22: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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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과다하게 교파 분열 넘쳐난 적 없어 개교회주의 병폐, ‘지체’가 ‘머리’ 예수님께 명령 교회, 계시에 대한 해석 교묘히 왜곡 주장에 미혹 서리집사와 권사 직 ‘임시 직분’, 심각히 재고를 권징 사라져, 순종하기보다 교회 옮겨 권징 피해 특정 교회 부각될수록, 그리스도 이름 가려질 뿐







           ▲한장총 미래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제13회 한국장로교의 날 기념 ‘장로교 미래포럼’이 ‘한국장로교회의 하나됨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종준 목사)에서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서창원 교수(총신대)가 ‘장로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을 위한 고찰’에 대해 발표했다.


서창원 교수는 장로교회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공교회성 회복을 촉구하고, 성경적 근거로 구약 가나안 땅 분배를 제시하면서, 존 칼빈과 존 녹스의 장로회주의 정치원리를 살피며, 분열된 장로교회의 하나됨 혹은 통일성 구현을 소망했다.


서 교수는 “한국 크리스천 중 70% 내외가 장로교인이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부끄러움과 수치가 더 앞선다”며 “종교개혁 504주년을 맞는 현재 개신교 상황은 500년 전 개혁자들이 내건 기치와 이상과 거리가 상당히 멀어졌다는 생각 때문이다. 개신교 태동 때부터 수많은 계파가 존재했지만, 오늘날처럼 과다하게 교파 분열이 넘쳐난 적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먼저 공교회성(Catholicity or Universality)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살폈다. 그는 “교회는 몇몇 뜻있는 사람들의 자의적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영원 전부터 하나님의 계획하신 산물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주인은 국가도, 성도들도 아닌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라며 “교회는 어느 지역에 있든 종족과 국가와 성별을 뛰어넘어 예수를 구주로 믿는 신앙공동체로서 하나이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이 보편적임을 말하는 기초”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사도신경에서 우리가 ‘거룩한 공회를 믿습니다(Credo in sanctam ecclesiam)’라고 고백하는 이유이다. 그렇게 고백하는 근거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 개개인을 자기뿐 아니라 세상과도 화목케 하신 것”이라며 “나는 감히 다양한 교회가 다 하나 되는 개혁을 꿈꾸지 않는다. 다만 공교회가 고백하는 성경과 동일한 공적 신앙고백 위에 서 있는 교회들만이라도, 하나된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 개혁의 첫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머리 없는 몸의 존재가 불가능하듯, 그리스도 없는 교회는 존재할 수 없다. 예수께서 교회의 머리이심이 지닌 참된 의미는 머리와 지체와의 본질적이고 실제적 연합에 있다”며 “오늘날 개교회주의의 병폐는 머리 된 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작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시와 명령과 상관없이 움직인다. 더 가관인 것은 머리이신 예수님께 지체가 명령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교회성 회복의 틀’로는 교리, 예배와 성례, 직제 및 권징 등 4가지를 들었다. 먼저 교리에 대해 “장로교회 안에도 교리적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지금 말하는 교리적 통일성은 교단이 채택한 공적 신앙고백서 안에서의 통일성이다. 이 문제가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은 같은 교단 목사들이 목회하는 교회의 교리적 가르침과 실천이 백인백색이다. 그런데 또 장로교단의 특색은 사라졌다. 아름다운 하모니보다는 불협화음 천지”라고 개탄했다.


또 “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날 교회 개혁에 대한 거대 담론은 사치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선조들이 남긴 교리적 표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 개혁”이라며 “성경의 교훈에 따라 17세기에 만들어진 교리적 선언은 21세기 교회가 직면한 많은 것들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줄 수 없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나 성경이 여전히 유효한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 성경에 기초한 교리적 진술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한 명백한 지침이 없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그것을 명백하게 죄로 규정한다(롬 1:26-27). 종교다원주의를 대처하는 처방도 성경에 존재한다. 문제는 교회가 성경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며 “교회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려고,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해석을 교묘하게 왜곡시키는 소리에 미혹받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한장총 미래포럼

▲서창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예배와 성례에 대해선 “장로교회에는 공예배 지침서가 존재한다. 성례가 무엇이고 어떻게 집전돼야 하는지 하는 가르침도 엄연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다 사문서가 됐다”며 “예배의 규정적 원리에 입각한 공예배 지침서에 따라 예배하는 교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교회 멤버십에 대한 문턱이 너무 낮아, 성례도 단지 형식에 치우치는 경향이 농후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현대 교회에서 거행되는 예배는 더 이상 구속함 받은 자들이 구속의 은혜에 반응하는 마땅한 예식이 아니다. 상당수의 교회 예배가 종교사업을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취급되고 있다”며 “그래서 예배의 중심이 더는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성부 하나님께 있지 않고, 예배자 중심의 예전으로 뒤바뀌었다. 찬송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조들과 가사들로 전환되고, 기도도 철저하게 기복신앙을 고취시킨다. 하나님보다 ‘우리 교회’가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비판했다.


직제에 관해선 “종교개혁이 성직자들의 문제로 말미암아 비롯됐다면,지금 한국교회의 갖가지 문제들도 교회 지도자들과 맞물려 있다. 그러므로 교회 직제 개혁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며 “한국교회만이 가지는 직분자들의 서열 문제가 공교회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서리집사와 권사 직이라는 한국교회만의 ‘임시 직분’은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 임의로 필요해서 또는 사람들이 원해서 직분을 남발해 왔다”고 했다.


끝으로 “공교회성의 틀은 권징이 같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는 구속함을 받은 죄인들의 모임이다. 죄의 미혹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체는 하나도 없다. 이때 교회에는 죄를 범한 자를 벌주기 위한 권징이 아니라, 회개케 하고 온전히 돌아오게 하기 위한 징계가 필요하다”며 “오늘날 권징이 사라진 한국교회는 부정함과 부도덕성 및 불의와 혼란을 잠재울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한 교회에서 권징을 받으면, 순종하기보다 그 교회를 이탈해 다른 교회에 가입한다. 그 교회는 알면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멤버로 활동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공교회의 하나됨과 거룩함과 사도성은 결코 성립될 수 없다”며 “오직 수적 성장에만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성도들을 치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의 순결성을 지켜야 한다. 진리의 기둥과 터인 교회가 부정과 부패에 휩싸이면, 하나님 진노의 불길을 피할 수 없다”며 “교회는 언제나 거룩하고 흠과 책망할 것이 없는 자들로 하나님 앞에 서는 정결한 신부가 되어야 한다.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에 따라 공의롭게 판단하고 진리를 말하되 사랑으로 말하는 교회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4가지 틀 안에서 공교회성 회복이 주는 유익으로는 ①치리 부재로 인한 교회의 무질서와 이단성 및 개교회주의가 낳은 모든 병폐를 일시에 해소할 수 있다 ②이단의 공격에 매우 취약한 성도들을 보호하고 무자격자 양산을 배제하며 교회 세습과 선교지에서의 중복 투자 등 수많은 병폐를 치유할 수 있다 ③하나님께서 만유의 주재이심과 우리가 그에게 속한 주의 종들임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을 따라 행하는 참 그리스도인임을 온 땅에 드러내 주의 나라가 점점 흥왕케 됨을 얻게 된다 등을 꼽았다.


서창원 교수는 “개교회가 정당하게 교회라는 명칭과 권위를 지니려면, 반드시 보편성 원리 아래에 놓여 있어야 한다. 그곳에서의 이탈은 교회로서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라며 “신자 개개인도 공교회의 일원으로 남아 있을 때 지체로서의 생명력과 존재 의의 및 가치를 가진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회를 이탈하고 도피한 일명 ‘가나안 교인’은 진정한 성도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한국 장로교단 숫자를 아무도 모르지만, 그들 모두 예외 없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면 그 고백서 내용과 일치하는 교회를 형성해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권 문제로 인한 분열, 공교회성에 대한 신학적 의식 결여 때문”이라며 “이 교권욕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 교세 확장을 위한 무분별한 영입, 즉 이합집산”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를 보면서도 아무런 권징 없이 무질서와 혼란을 양산하는 현실을 타파하는 최고의 방지책은, 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에 있다. 공교회 의식이 강화되면, 개별 신자들의 부패와 타락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교회 의식이 강화되면, 개별 신자들의 부패와 타락을 방지할 수 있다. 그들이 세례를 받을 때, 교회의 치리와 교육에 적극 순종하고 따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기대했다.


더불어 “개교회주의 병폐는 ‘우리 교회’라는 우상숭배로 이어져, 그리스도의 명예와 영광에 손상을 가한다. 개교회가 교육도 선교도 구제도 다 책임지는 ‘개교회주의’는 비효율적이고,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할 뿐”이라며 “특정 교회가 부각될수록, 그리스도의 이름은 가려진다. 공교회성은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드러나게 한다. 그러나 특정 부위만의 발달은 기형적인 교회가 될 뿐”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형교회 우월주의’ 폐단을 극복하는 길도, 목회자와 당회가 공교회성에 대한 신학적 선언과 실천적 순종을 과감하게 보여주어야 가능하다. 하나의 대형교회가 하는 일만큼도 못하는 공교회의 현실 앞에서 허공을 치는 이야기겠지만, 공교회적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며 “그래야 대형교회가 벌이는 사업들과 신학적 입장에 대해서 공교회의 성경과 신앙고백적 가르침에 순복하는 길을 갈 수 있다. 장로회주의 원리에서 시찰회가 할 일이 이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창원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의 지나친 분열과 파벌, 지역주의, 정치 권력 남용과 부패와 타락이 가져온 갖가지 참상들을 치유하고 고치는 방편이 있다면, 사도신경에서 고백하고 있지만 별로 주목하지 않는 ‘나는 거룩한 공회를 믿사오며’라는 공교회성 회복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의 탐욕과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불순종이 빚어낸 수많은 병폐들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순종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칼바르트센터 소장 임창세 박사(둔전교회)는 논평에서 “공교회 개념을 기초로 개교회주의를 비판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교회 개념을 기초로 한 가톨릭과 루터교의 통일되고 체계적인 모습은, 장로교의 분열되고 산만한 개교회주의 이미지와 대조를 이룬다”며 “이는 적어도 한국에서, 장로교 선교에 큰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장로교 일치와 통합에 대한 신학적·실천적 토론이 계속돼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후 변창배 목사(예장 통합 사무총장)가 ‘한국 장로교 일치운동의 역사와 과제’를 발표했으며,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가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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