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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정치에 ‘젊은 목소리’ 담을 방법은 - ‘36세 제1야당 대표’ 변화 바람 부는데 - 총회 총대 평균나이 60대로 높아져
  • 기사등록 2021-06-15 22: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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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대표에 36세의 이준석 후보가 선출되면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헌정사에서 30대가 주요 정당 당대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의 파격적인 세대교체 움직임과 달리 교계는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당회원이나 총대의 나이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교회의 당회원이나 총회 총대 중 적지 않은 수가 60대 이상이다. 당회원이나 총대는 각각 교회와 총회의 가장 중요한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역할로 장로와 목사가 맡는다. 대의정치를 지향하는 교계에서 국회의원과 같은 권한을 지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지난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총대의 평균 나이는 62.2세로 나타났다. 목사 총대는 60.7세, 장로는 64.5세였다. 사회에서 은퇴할 나이가 지난 총대들이 총회를 이끄는 셈이다. 이들의 연령대는 최근 들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예장통합 총회 보고서를 보면 목사 총대 평균 연령은 59.2세였다. 이듬해 59.8세로 소폭 올라간 뒤 60.2세(2018년), 60.5세(2019년)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교단도 비슷하다. 특히 예장합동 총회는 몇 년 동안 목사 정년을 70세에서 7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은 의사결정권자들의 나이가 많아지는 걸 의미한다. 교단 안에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하지만 뾰족한 답을 내지 못한 채 오는 9월 열리는 106회 총회에서 또다시 다룰 전망이다.

당회원이나 총대의 나이가 많아지는 건 교회의 구조적 모순과도 맞닿아있다. 목사 총대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담임목사 중 40~50대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장로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당회원이 된 뒤 노회 선거를 거쳐 총대로 선출되다 보니 애초에 젊은 지도력을 기대하는 게 어렵다. 교회 중직자의 연령대가 낮아지지 않는 이상 젊은 총대는 요원하다.

의사결정권자의 고령화는 청년 교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 중구 A교회에서 은퇴한 B장로는 1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70세 은퇴를 불과 몇 년 앞두고서야 뒤늦게 장로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늦게 장로가 된 이들이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건 사실 어렵다”면서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가며 안정만 추구하려는 선배 당회원들을 따라가다 은퇴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서구교회처럼 당회원이나 총대를 조직할 때 나이·성별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도 60대 이상 남성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탈피하는 대안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이 이런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젊은 세대가 교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건 교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당회의 일방적 정보 독점부터 완화하고 당장 당회를 개방할 수 없다면 젊은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는 것부터 변화를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이 소장은 “고리타분한 정치권도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데 교회도 젊은이들에게 참여 기회를 줘야 한다”며 “고령자들의 지혜도 필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젊은세대 문제 의식을 수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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