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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 비대면 개최 - 20세기 개혁신학의 유산: 바빙크와 워필드의 신학
  • 기사등록 2021-04-11 23: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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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활동에 깊이 관여한 적극적·공격적인 바빙크
학문에 천착한 변증적·방어적 신학자였던 워필드
오늘날 신학자들, 두가지 모두 균형적으로 갖추길
과거 김길성 박사가 발표하던 모습.

2021년 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가 ‘20세기 개혁신학의 유산: 바빙크와 워필드의 신학’이라는 주제로 10일 용인 칼빈대학교(총장 김근수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주제발표는 김길성 박사(총신대 명예교수)가 ‘20세기 개혁신학의 유산: 워필드와 바빙크의 신학사상 이해와 평가’라는 주제로 전했다.



미국의 벤자민 워필드(Benjamin B. Warfield, 1851-1921)와 네덜란드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는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와 함께 세계 3대 칼빈주의 신학자로 불린다. 카이퍼는 1920년, 워필드와 바빙크는 1921년 각각 소천해 올해로 100주기를 맞는다. 이들은 진화론과 자연신론, 그리고 자유주의 신학이 한창이던 시절 개혁주의 신학을 굳건히 했다.



김길성 박사는 “워필드 박사는 신학대학과 신학교 및 교회 안에 깊이 침투한 파괴적인 자유주의에 학문적으로 대항한 것뿐 아니라, 교회의 안과 밖에 있는 세기말적 세대주의와 당시 자유주의에 대항한 범교단적 근본주의 운동에 대해, 정통 칼빈주의 및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면서도 학문에 기초한 변증적·방어적(Defensive) 신학자의 삶을 살았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워필드는 기본적으로 구 프린스턴 신학 전통에 충실했고, 정통 칼빈주의와 역사적 개혁신학의 옹호자였다”며 “이를 증언하는 두 가지 특징은 성경의 영감과 무오 교리를 그의 신학과 사상의 선봉에 두었고, 교회와 개인을 위한 신앙고백서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바빙크 박사는 기독교에 대한 주변 로마가톨릭의 활동과, 기독교 세력을 퇴출하려고 시도한 네덜란드 정부의 시도(1816년 국가주도형태의 교회법 실시, 1876년 교회와 국가의 분리와 이중 교회법(duplex ordo) 실시)에 대항해, 신학뿐 아니라 학문 일반의 ‘패러다임 시프트(Pafadigm Shift)’를 선언하고, 모든 학문이 기독교의 하나님과 그의 계시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참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제시했다”며 “그리고 사회활동에 깊이 관여해 적극적·공격적(Offensive) 신학자의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그는 “바빙크는 구체적으로 종교개혁 유산에 충실한 개혁주의 신학자였고, 성경신학에 기초한 교의신학자였다”며 “후대의 신학자들에게는 사회활동에 깊이 관여한 적극적·공격적인 바빙크와 학문에 천착해 변증적·방어적 신학자로 살았던 워필드의 이 두 요소가 균형적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정리했다.



◈바빙크의 삼위일체론, 바르트와 몰트만에게 미친 영향



이후 제2분과에서는 유태화 박사(백석대)가 ‘헤르만 바빙크의 삼위일체론이 갖는 현대적 의의: 칼 바르트와 위르겐 몰트만과의 대화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유태화 박사는 “계몽주의가 그려낸 세계관에 부합하는 인간 이해의 해체는 제1·2차 세계대전을 통해 가속화됐는데, 경험론·관념론적으로 신의 자리를 대체한 인간의 자리를 다시 신이 차지하도록 일하는데 괄목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은 이론의 여지없이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라며 “그는 신학의 중심은 삼위일체론이라는 헤르만 바빙크의 글을 인용하면서, 삼위일체론을 다시 신학의 출발점에 세웠다”고 평가했다.



유 박사는 “과거 교의학에서 흔히 전개하듯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설득하고서야 삼위일체 하나님을 소개하는 방식 그 자체를 밀어버리고, 삼위 하나님을 신학 전개의 맨 첫 자리에 위치하면서 신학을 전개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며 “‘하나님이 말씀하셨다(Deus dixit)’는 명확한 인식과 함께, 말씀하시는 하나님(Deus loquens)을 성경으로부터 직접 인용하여 논의를 전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바르트의 야심찬 전개 후, 불신자로 청소년기를 보내며 괴테의 시와 순수물리학을 사랑했던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 1926-)이 회심했다. 몰트만은 바르트와 달리 기독교 집안에서 나고 성장하지 않아, 자연히 교회의 전통이나 신앙고백을 몸으로 익히지 못했다”며 “무신론자에서 유신론자로, 유신론자에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으로 회심한 그의 신학 전개는 기존 교의학과 차별화되는 신선함이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유태화 박사(오른쪽)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유태화 박사는 “삼위일체론을 전개하는데 있어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몰트만은 개혁교회와 서방 교회의 전통을 넘어, 삼위일체론이 형성되는 원점에로 회귀해 시작한다”며 “그는 열린 태도로 신학을 전개했고, 서양과 동양의 가치가 공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견지한 것도 삼위일체론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유 박사는 “바르트의 장점은 무엇보다 삼위일체론을 성경에 반영된 계시를 바탕으로 해명하려 한 데서 찾을 수 있다”며 “바르트는 계시자를 성부로, 계시를 성자로, 계시됨을 성령으로 각각 파악하려 했다. 한 분 인격적인 하나님(one personal God)께서 자신을 인간과 세계에 주로서 계시하는데 있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존재방식을 각각 취하심으로써, 하나가 아닌 세 다른 방식에서 자신을 계시하신 것이 삼위일체론의 핵심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이해를 취할 때, 과연 세 위격들이 본질과의 관계에서 실재하는지, 단순히 성경이 말하는 내러티브적 요소에 불과한지가 의문으로 남는다”며 “결국 한 인격적 주체이신 하나님의 세 번 다른 방식으로의 ‘자기’ 계시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남는 것은 한 인격적인 주체뿐이어서, 위격으로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시야에서 사라진다”고 전했다.




유 박사는 “이에 몰트만은 바르트가 헤겔의 절대주체의 정반합 과정을 삼위일체론 이해에 투사한 것 아니냐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며 “이것을 고전적 도식에 적용하면, 한 인격적 주체를 강조하려다 위격을 상실하는 위기에 봉착하는 양태론적 경향을 지니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이런 기저에 서 있는 바르트는 위격의 자존적 실존을 언급해 성부와 성자 사이의 실제적인 언약을 말할 뿐 아니라, 성부·성자와 나란히 성령의 구별된 위격적 실존을 언급하는 것은 삼신론이라고 비판한다”고 했다.




유태화 박사는 “그런가 하면, 몰트만은 위격이 영원부터 영원까지 인격적인 실재로서 존재하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항상 성부로서 성자로서 성령으로서 계시며, 영원과 역사의 질서에 있어 동일하다고 한다”며 “이 세 위격들은 한 신적 본질을 공유하는데, 그것은 성부의 본질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본질이 동일하고, 동일한 신적 본질을 공유한 세 위격적 실재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바르트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고 설명했다.




또 “몰트만은 바르트와 달리 신적 본질을 그 자체로 하나의 인격적 주체로서의 하나님으로 삼고, 동일 주체의 세 번 다른 양상의 반복적 출현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바빙크와 유사한 지점을 공유한다”고 했다.




그는 “바빙크는 얼핏 보기에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 이해와 맥락을 같이 하는 듯 보이지만, 위격을 한 인격적 존재 내의 세 관계성이라는 차원의 논의를 훨씬 넘어서는 ‘인격적 실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길을 모색했다”며 “아우구스티누스처럼 하나님의 단순·동일 본질을 언급하지만, 그 본질은 위격으로서 성부의 본질과 동일함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니케아 신앙고백서를 내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 박사는 “이러한 바빙크의 삼위일체 이해는 몰트만과 그렇게 먼 거리에 있지 않다. 반면 신적 본질을 그 자체로 인격으로 규정해 한 인격적인 하나님의 세 다른 방식으로의 자기 전개라고 주장하는 바르트와도 다른 결을 유지하는, 독자적 신학을 꾀했다”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여하한 경우에도 신적 본질과 분리된 상태에서 존립을 꾀할 수 없다는 것이 바빙크의 입장이되, 신적 본질이 그 자체로 한 분의 인격적 존재임을 제안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유태화 박사는 “다만 세 위격들이 본질 안에서, 본질로부터, 본질을 통하여, 본질 내부에서 완전하게 자신을 전개함으로써 하나의 신적 인격성이 구현되는 것으로 언급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세 위격들이 동일한 신적 본질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동일한 지혜와 동일한 능력과 사랑과 공의와 진실과 거룩을 온전히 구현한다. 그리하여 창조와 구속의 일에 있어 하나의 신적 인격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문병호 교수(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자유주의,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 남을 뿐




같은 시간 제1분과에서 문병호 박사(총신대)는 ‘교훈(Didactic)과 변증(Polemic): 벤자민 B. 워필드의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에 있어서의 신인 양성의 위격적 연합 이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워필드의 신학은 그가 프린스턴 신학교에 교수로 초빙된 직함인 ‘Professor of Didactic & Polemic Theology’에 부합한다”며 “그의 신학은 교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풀어 설명한다는 점에서 ‘교훈적’이고, 그 진리를 옳고 그름을 따져 세울 것은 세우고 무너뜨릴 것은 무너뜨린다는 점에서는 ‘변증적’이었다. 그의 변증은 분명 지성적이었으나 철저히 성경적이었다. 즉 개혁신학 전통에 부합하는 정통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박사는 “워필드의 ‘신학적 변증 혹은 변증적 신학’은, 그가 기독교의 본질을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즉 그의 인격과 사역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워필드는 당대 신학이 합리주의나 경험주의 및 그 극단인 관념주의나 유물주의에 경도돼 주관적·상대적 잣대로 성경의 규범성과 역사성을 자의적으로 각색하고, 성경의 절대 가치를 실용적 편향성에 매몰시키는 극한 오류에 빠져 있음을 엄정하게 비판하면서, 이러한 사조에 휩쓸린 ‘자유주의(Liberalism)’에는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Christless
Christianity)’가 남을 뿐이라고 단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대교회 이후 신학은 이방 철학에 대한 기독교 진리의 변증으로부터 시작됐다. 초대교회 공의회들과 어거스틴과 펠라기우스의 논쟁, 그리고 종교개혁기 칼빈, 17세기 도르트 신경과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들의 형성에서 보듯, 교리를 세우는 것과 변증하는 것은 별개가 아니다”며 “워필드의 많은 작품들은 당대 사조에 대한 신학적 변증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낸다. 그 성격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는 것이 기독론에 관한 작품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워필드는 기독론의 중심 주제를 중보자 그리스도의 신인 양성의 인격과 그 가운데서의 사역, 그 다루신 의의 전가에 둔다. 그 의는 대리적 무름의 값이다. 여기에 기독교의 본질이 있다.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이는 삼위일체론과 구원론 자체가 설 수 없다”며 “워필드는 삼위일체론과 구원론에 대한 기독론의 관련성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관점 자체를 삼위일체론적-기독론적-구원론적으로 설정한다. 때문에 그 교리의 폭과 함께 변증의 폭도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류길선 박사(총신대)는 ‘개혁주의 유산으로서의 칼빈주의 개념 고찰: 벤자민 워필드의 칼빈주의 이해를 중심으로’에서 “워필드의 칼빈주의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하는 기독교 유신론을 근간 원리로 삼아 인간의 지적·도덕적·종교적 영역의 모든 삶의 체계 속에서 참된 경건을 창출하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교리체계”라고 밝혔다.




이후 바빙크에 대해서는 제2발표에서 박재은 박사(총신대)가 ‘제임스 에글린턴의 <바빙크: 비평적 전기>에 대한 비평적 고찰’, 태동열 박사(고신대)가 ‘바빙크 신학에서의 제도적/유기체적 교회 구별에 대한 고찰’, 김성태 박사(예청교회)가 ‘바빙크의 성육신 이해: 하나님과 세계의 관계를 중심으로’를, 제3발표에서 박찬호 박사(백석대)가 ‘헤르만 바빙크의 창조론’, 조윤호 박사(그리심교회)가 ‘바빙크의 중보자 그리스도의 삼중직 이해: 둘째 아담 그리스도의 창조 회복을 중심으로’, 이충만 박사(고신대)는 ‘헤르만 바빙크의 삼위일체론에 대한 교부신학적 재고: 필리오퀘(filioque)를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제4발표에서는 이상웅 박사(총신대)가 ‘B. B. 워필드와 헤르만 바빙크의 조나단 에드워즈 평가’, 이기운 박사(총신대)가 ‘νήπιοι인지 또는 ἤπιοι인지(살전 2:7)에 관한 사본학적 고찰’을 각각 발표했다. 개회예배는 학회 회장 박응규 박사 사회로 김근수 총장이 설교했으며, 폐회예배는 부회장 문병호 박사 사회로 박응규 박사가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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