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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새해 첫 일반‧교계 언론 기자회견 개최 - "대정부‧언론 상설기구 절실, 우리끼리 비난 말자”
  • 기사등록 2021-01-21 17: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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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감염병을 이해로 삼으려는 유혹 벗어나길
책임 돌리고 타인 비난하기 보단 함께 힘 모아야
"방역수칙 거부는 사회적 신뢰 훼손 행위" 지적도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왼쪽), 이철 감독(오른쪽).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정부‧언론 상설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방역지침 준수를 두고 엇갈린 목소리에 대해서도 화합을 촉구했다.



새 회기에 들어 두 번째 개최한 기자회견에는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와 이철 감독이 자리했다. 장종현 목사는 개인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교계 기자회견은 일반 언론 기자회견에 이어 진행됐다.



먼저 인사말을 전한 소강석 목사는 “코로나라는 겨울 광야를 걸었다. 앞이 보이지 않고 막막하기만 했다. 한국교회는 국민을 위로할 여유도 없이 서바이벌에 집중했다”며 “이제는 우리만의 소리, 이너서클 카르텔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줘야 하는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팬데믹 극복을 위해 국민의 고통에 동참하며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의 모형을 세워갈 것”이라며 “먹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허들링 처치’는 남극의 펭귄들이 함께 모여 추위를 견디는 모습에서 따왔다.



이철 감독은 “교회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부심이 무너지고 가장 귀중한 예배의 영역이 무너지는 아픔 겪었다”며 “코로나를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고 위기가 닥칠 때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기간”이었다고 했다.



이감독은 코로나19에 맞서 교회가 사회를 위한 공적인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는 공교회성을 더 수준 높게 감당해야 한다”면서 “1893년 구한말 콜레라 퇴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선교사들처럼 감염병 확산을 두려워하고 아파하는 사회와 이웃을 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교총은 ‘한국교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하여’라는 입장문에서 “발병 초기 자율적 방안을 만들지 못해, 오랜 기간 지켜온 교회의 예배마저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움직이게 됐다”며 “마치 정부가 교회의 예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비치고 전례를 만들어 교회 안에 불만과 거부반응을 자초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정부에 요청해 정부와 종교단체 간 방역협의체를 조직했고, 이를 통해 종교계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실질적 대화를 통해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 지침을 마련했다”며 “물론 교회 안에는 방역 지침에 대해 거부하고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 대화가 방역 당국과 다른 종교단체의 필요까지 감안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최선을 다해 협력하며 방역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부의 행정명령에 대한 기독교계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한교총은 “코로나19가 터지자 교회 안에 예배에 대하여 방역지침 준수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며 서로 비판하고 비난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이는 지체의식의 결여를 드러낸 것이며 공동체를 허무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했다.



아울러 “먼저 공동체 의식, 지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상존한 지금, 타인에 대한 책임 전가와 분노를 그치고 위태로운 시기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기회로 삼자. 그리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생명을 회복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으로 정부의 ‘정치 방역’도 꼬집었다. 한교총은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성과를 보였다”며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학교와 종교시설 등 다중집합 시설의 집합제한으로 유무형의 피해를 가져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 세밀하게 살펴 감염병 상황을 정치적 이해로 삼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국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자발적 협조를 구하고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거리 두기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한교총은 “인류 역사에서 희생은 많았으나 인간을 이긴 바이러스는 없었다. 감염병 특성상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타인의 잘못을 비난하며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모두 견뎌내며 힘을 모아 버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정부, 언론 상설기구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소강석 목사는 “기독교에 대한 비기독교인들의 기대가 너무 떨어져 있다. 실제 교회 확진은 8%에 불과한데 국민들은 48%로 알고 있다”며 “교회의 대정부 협의체를 강화하고 상설화해야 한다. 대언론 대책 상설기구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시종일관 지적해 온 교계 연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소 목사는 “연합기관 리더십을 재정립하고 공교회를 회복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원 메시지, 원 리더십을 위해 모든 열정 에너지, 전략을 걸겠다”고 했다 .



방역 수칙을 비판하며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는 교회에 대해선 “예배를 지켜야 한다는 충정에선 충분히 공감하지만, 감염병 상황에서 지침을 거부하므로 일반의 우려와 사회적 파장을 확산시켜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그 과정에서 방역지침을 지키는 교회와의 이견을 드러내 교회 내 분열을 야기하고 타 종단과의 갈등을 유발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교인들은 물론 이웃의 시각과 생명을 감안해 덕을 세우는 언행으로 지혜롭게 대처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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