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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믿기만 하라” “믿기만 해도 됩니까” - 김대영 목사 영적 줄기 잡기
  • 기사등록 2020-05-29 08: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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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목사

“믿기만 하라.” 이 말처럼 위험해 보이는 말도 없다. 분명히 성경에 나와 있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인데도 말이다.



누가복음 8장 50절에 보면 예수님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하던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그리하면 딸이 구원을 얻으리라.” 이후 인간의 이성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 눈앞에 벌어졌다. 예수님께서 죽었던 회당장의 딸을 일으켜 세우신 것이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심지어 교회조차도 그렇다. 그래서 교회가 믿음의 공동체나 은혜의 공동체가 아니라, 마치 회사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믿기만 한다고 됩니까. 그래도 우리가 뭔가 해야 일도 되는 것이지요.” 분명 맞는 말이지만 거기에 함정이 있다. 사람들은 일을 이뤄내기 위해 열심히 회의도 하고 준비도 한다. 그런데 정작 그 일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믿음은 없다. 그러니 열심히 하면서도 걱정이다.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정말로 될까.’



결국, 모든 일을 친히 이뤄 가시는 주님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 기도는 안 하게 된다. 그러다 마음속에 드는 불안감을 어찌할 수 없다. 진행 상황은 하나같이 못 미덥다. 결국, 어느 순간 터져 나온 불평과 원망이 상황을 더 어지럽게 만든다.



한국교회에 대해 걱정의 소리가 참 많다. 걱정을 할 만도 하다. 그런데 그 걱정에 앞서 모든 일을 친히 이뤄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기대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이사야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버러지 같은 너 야곱아, 너희 이스라엘 사람들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를 도울 것이라… 보라 내가 너를 이가 날카로운 새 타작기로 삼으리니 네가 산들을 쳐서 부스러기를 만들 것이며 작은 산들을 겨 같이 만들 것이라.”(사 41:14~15) 쓸모없는 야곱을 이가 날카로운 새 타작 기계로 만드시겠다는 분은 다름 아닌 하나님 자신이다.



실제로 그는 형과 아버지를 속여 장자의 축복은 받는다. 하지만 빈털터리가 돼 하란으로 떠나야만 했고 하나님은 벧엘에서 노숙하는 그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을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20년간 외삼촌 밑에서 훈련받고도 여전히 정신 못 차린 야곱을 얍복강에서 독대해 주셨다. 그리고 그의 허벅지 관절을 부러뜨리셨다. 그가 비록 다리는 절었지만, 브니엘의 새로운 아침을 맞게 하셨다. 딸 디나가 강간당한 사건으로 일족이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는 그에게 다시 나타나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벧엘에 올라가 단을 쌓도록 하셨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었다. 그가 그런 하나님을 경험한 후 최종적으로 한 일은 하나님이 하실 것을 굳게 믿기에, 여호와의 이름으로 아들들을 축복하는 일이었다.



하나님은 흙을 갖고 사람을 지으시고, 심지어 말씀 한마디로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걱정보다 버러지 같은 야곱도 고쳐 쓰시는 ‘고물 장수’ 하나님에 대한 신뢰다.



그런 면에서 여전히 이 땅 백성들을 향해, 한국 교회를 향해 희망을 갖게 된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우리 힘으로는 안 되지만 하나님은 하신다. 영적으로 봤을 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마지막 때에 하나님이 다시 한번 우리에게 기회를 주신 것이다. 우리를 다시 고쳐 쓰시려는 고물 장수 하나님의 의도가 보이지 않는가.



김대영 목사

약력=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총신대 신대원 목회학석사 졸업. 중국선교사, 서울 우림교회 담임목사 역임, 현 GP선교회 미주이사회 부이사장, 미국 워싱턴 휄로십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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