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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발코로나…정신병원 확진자 어머니 집단감염막아 - 학원강사는 동선 속여 초동조치 못해, 이태원 다녀온 확진자 어머니는 초동대처 잘해
  • 기사등록 2020-05-15 06: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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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운동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세움학원 수강생(138명)과 팔복교회 신도(600명)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5월 14일 0시 기준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인천 4.03명, 서울 7.30명, 경기 5.39명으로 집계된 것은 병원에 입원한 우리 아이가 이태원 주점에 다녀온 것 같다는 어머니의 전화 한 통이 병원 집단감염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시장은 같은 페이스북에서 “허위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한 인천 102번째 확진환자를 고발의뢰했다”며 “허위진술로 인해 감염된 학생들이 사전에 격리되지 못하고 지난 주말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토로했다.



특히 박 시장은 “강사에게 감염된 학생 2명이 각각 교회 예배에 참여함으로써 교회 내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했다”면서 “온라인으로 예배드린 232명을 제외한 718명의 성도 중 362명은 음성, 356명은 검사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교회에서의 추가 감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와 성도 분들의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가 더 큰 지역 확산을 막았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두 교회 모두 생활방역 전환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예방수칙을 지켰다”며 “예배 때 마스크뿐만 아니라 비닐장갑까지 착용한 교회도 있었다”고 역설했다.



박시장이 강조한대로 인천 학원과 정신병원에서 같은 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감염 확산 규모는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 강사는 본인의 동선과 직업을 속이는 바람에 방역 당국의 신속한 초동 대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10여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정신병원은 확진자 어머니가 아들의 이태원 방문 사실을 먼저 신고하면서 감염 확산을 원천 봉쇄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한 학원 강사 A씨(25)는 지난 9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확진 판정 직후 자신의 직업과 동선을 묻는 역학조사관에게 무직이라고 거짓으로 진술하고 학원에서 근무한 사실도 말하지 않았다.



A씨는 동선과 관련한 진술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점을 수상히 여긴 담당 구청이 휴대전화 위치정보(GPS) 조회 결과 등을 토대로 압박하자 지난 12일에서야 학원 수업과 과외 수업을 한 사실을 뒤늦게 털어놓았다.



방역 당국은 A씨가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학원 근무 사실만 알려줬어도 감염 확산 규모를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학원 강사 신분을 곧바로 파악했다면 수업을 들은 접촉 학생들을 자가격리해 추가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지만, A씨의 실제 신분을 확인하기까지 사흘간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사이 A씨와 접촉한 학생들이 다른 학원과 교회로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바람에 진단 대상자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A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중고생 9명과 성인 5명 등 14명이지만, 이들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만 현재 교회 신도와 다른 학원 원생 등 1천473명에 이른다.



A씨와 접촉한 적이 없는 3차 감염 확진자까지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인천 학원강사발 감염 사태가 더욱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A씨의 확진 판정일과 같은 날인 9일 양성 판정을 받은 B씨(21) 사례를 보면 확진자의 어머니가 자발적으로 아들의 이태원 방문 사실을 방역 당국에 알림으로써 초기에 감염 확산 가능성을 틀어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B씨는 지난 4일 이태원 주점을 방문한 뒤 다음 날 모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증상은 없었지만,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B씨 어머니는 지난 8일 병원에 전화해서 아들의 이태원 방문 사실을 스스로 알렸다.



결국 방역 당국은 검체 검사를 거쳐 B씨의 확진 사실을 9일 확인했고 곧바로 외래진료 전면 중단, 외부인 접촉 차단과 출입 통제 등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수준으로 병원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B씨가 입원한 병원에는 입원 환자 179명과 의료진·직원 57명 등 236명이 한 건물 안에서 함께 지내던 상황이어서 집단 감염이 심각하게 우려됐다.



그러나 신속한 방역과 철저한 후속대책으로 236명 전원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추가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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