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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위기시대 ‘하나님 나라 확장’ 창조적 개척자 되자” - 신년대담. 소강석 3·1운동기독교기념사업위 대표추진위원장
  • 기사등록 2019-01-23 0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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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생태계 보호를 강조하는 목회자다. 교회는 성을 쌓는 ‘캐슬 빌더(Castle builder)’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킹덤 빌더(Kingdom builder)’가 돼야 한다고 외친다. 인본주의 물결에 맞서 신정주의 교회를 외치고, 식어 가는 소명의식 앞에 맨발의 소명자가 되자고 열변을 토해낸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인 올해 3·1운동 기독교기념사업위원회 대표추진위원장을 맡아 헌신하고 있는 소 목사를 21일 정진영 종교국장(대담)이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났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신년대담에서 “3·1운동 정신은 한국 사회의 이념 계층 지역 세대 간 갈등을 치유하고 남북 평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승화돼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시대적 혼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다. 한국교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3·1운동의 진정한 정신은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3·1운동의 목적이 민족의 자주독립을 이루고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사회의 이념, 계층, 지역, 세대 간 갈등을 치유하고 하나로 봉합하고 남북 평화를 이뤄야 한다. 대한민국은 철저하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국방과 안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틀 안에서 평화통일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균형자로서 극단적 보수·진보의 대립에서 양극단에 치우치지 말고 성경적 시각으로 평화통일은 물론 시대적 혼을 이끌어야 한다.”



-침체된 한국교회에 전환점이 필요한 때다.



“프랑스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은 역사를 세 단계로 봤다. 먼저는 국면사이고 그 다음은 구조사이며 그 구조사들이 모여 1000~2000년 만에 맞는 문화사적 대변혁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의 예견대로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 문화사적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국가도 기업도 모두 흥망의 갈림길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는 자신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9’의 부제목을 돼지꿈(Piggy Dream)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2019년의 큰 흐름을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시대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요약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콘셉트, 즉 정체성을 지키는 조직과 기업, 개인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기 콘셉트와 맞는 제품이나 스토리, 예술 공연에 열광한다. 앞으로 조직이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넘어 콘셉팅이 필요하다. 한국교회도 새로운 대전환기 속 본질과 정체성을 찾아 콘셉팅하는 여정을 떠나야 한다.”



-교회 앞에 4차 산업혁명과 과학, 이성주의의 도전이 거세다.



“닐 콜이라는 학자는 ‘교회3.0’이라는 책에서 미래 사회야말로 ‘종교 없음’ ‘무종교시대’가 되리라 예측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최고 지성인 이어령 박사는 디지털 시대가 다가오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날수록 인간 내면에는 아날로그적 향수와 종교적 욕망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생각이 전혀 반대이지 않은가. 한스 큉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21세기, 즉 미래로 갈수록 현대인은 기존 교회에 대해서는 저항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많이 나타나겠지만 하나님을 향한 신심과 종교적 욕구, 영성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질 것이다.’



그의 예측은 정확했다. 한국교회의 현실도 보라. 전통 교회나 제도적 교회에 대한 현대인의 부정적 인식, 반항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영원에 대한 갈망과 하나님을 향한 목마름은 더 커지고 있다. 그래서 소위 ‘안 나가’ 신자들이 많아진다. 이들에게 ‘앞으로 종교를 갖는다면 어떤 종교를 갖게 될 것이냐’고 물어보니 기독교가 제일 많았다. 높은 도덕성을 갖고 투명하게 운영하며 생명을 자본으로 삼고 복음의 능력으로 무장하면 시대에 응전하며 비상하는 목회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교회 최대 위기는 다음세대 문제다.



“21세기목회연구소 김두현 소장이 다음세대와 관련해 이런 말을 했다. ‘다음세대 준비는 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믿음의 세대를 이어주는 것이고, 가문의 차원에서는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자는 의미가 강했다. 어찌 영국과 미국의 교회라고 다음세대를 말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교회세대(Church Generation)를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 지금까지 영미 교회의 지도자들은 내면적 영성이나 개인적 믿음에 치중해 왔다. 한국교회도 영국교회와 미국교회를 따라갔다. 그러나 아무리 다음세대를 외쳐도 교회세대에 대한 의식이 없고 그 세대를 이어가지 못하면 교회가 무너진다. 교회세대를 이어가자는 말은 그 교회가 가진 복음의 생명력, 신학의 정체성, 성령의 역동성, 교회론적 가치를 다음의 교회로 잇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회를 넘어 지역의 다른 교회와 또 다른 지역의 교회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세대 운동과 교회세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에 주력했지만, 지난해 불발에 그쳤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이후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산발적인 공격이 한국교회 전체를 향한 집단적 공격으로 돌변했다. 부정적 프레임에 교회가 갇혔다.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와 종교인 과세 문제 등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교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느꼈다. 미국교회도 빌리 그레이엄 목사 이후 사회적 리더십을 상실하고 교단, 개교회 중심으로 흘러갔다. 그 결과 동성결혼 합법화 등 반기독교적 사상과 문화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시대적 책임을 느낀다면 연합기관을 무조건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목회자들 역시 개교회 의식을 넘어 공교회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교회 창립 30주년 행사를 했다. 새해 새에덴교회의 비전은.



“한국교회는 그동안 지나친 경쟁주의 성장주의 물량주의로 치달아왔다. 그 결과 ‘내 교회’ 의식, 종교적 카르텔 등으로 표현될 만큼 자기 성(城)을 쌓는 데 급급했다. 역사의식, 사회의식이 없으면 시대가 교회를 외면한다. 이제는 불변의 진리를 붙잡고 변해야 한다. 개방과 나눔, 공유의 플랫폼 정신을 갖고 시대와 역사, 소외계층을 품어야 한다. 올해는 목회 생태계 보호와 사회적 섬김뿐만 아니라 둑이 무너진 시대에 대비해 전방위적으로 배를 만드는 사역을 할 것이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며 함께 은혜의 공유, 사상의 최적화, 동반 성장을 하고 싶다.”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현자(賢者)와 우자(愚者)가 있는데, 우자는 가르쳐줘도 모르고 현자는 가르쳐주면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르쳐주지 않는데도 싹이 나는 것을 보고 미래를 아는 사람을 명자(明者)라 하고 싹이 보이지도 않지만 기미만 보고도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을 철인(哲人)이라 한다. 아예 싹도 안 나고 기미도 안 보이는데 미래를 꿰뚫어 보고 예측하는 사람은 선각자라고 한다. 한국교회는 미래에 닥쳐올 위험을 예측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선각자적인 혜안이 필요하다. 이를 가지려면 먼저 기존 틀을 깨뜨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대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이 지닌 창조적 사고와 정신, 리더십을 배우고 있다. 최근에 ‘말모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도 큰 깨달음과 혜안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과거엔 리더가 티칭(teaching)과 러닝(learning)을 잘하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개척하는 ‘파이어니어링(pioneering)’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문화적 대변혁기에 선 한국교회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더 붙잡으면서도 변해야 할 것은 변해야 한다. 시대가 급류처럼 빠르게 변화할수록 절대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을 복음의 본질과 진리의 가치를 더 강하게 붙잡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복음을 전하고 사람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시대적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 안에 복음의 생명력이 넘쳐야 한다. 생명력이 없으면 결코 본질을 붙잡을 수도 없고 사람을 감동시킬 수도 없다. 나눔과 공유의 플랫폼 의식을 갖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다시 한번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시대와 역사를 이끌어가는 등불로 타오를 것이다.”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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