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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불교·험한 지형·中 감시… 티베트 선교 ‘삼중고’ - ‘복음의 불모지’ 中 티베트 그 선교 역사와 전략은
  • 기사등록 2018-08-05 0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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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티베트 지역인 암도의 가장 큰 사원 라졍곤빠에서 티베트인들이 불경이 든 ‘마니통’을 돌리고 있다. 유은식 목사 제공

티베트는 히말라야를 비롯한 거대한 산맥에 에워싸인 티베트 고원에 자리 잡고 있다. 산이 험준하고 높아 서로가 자유롭게 왕래한 지 불과 20여년밖에 되지 않는다. 평균 해발 4000m 넘는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타지 사람은 고산병 등으로 거주하기 힘들다. 그들의 독특한 티베트불교는 힌두교와 불교, 전통 종교인 ‘뵌’이 융합된 것으로 다른 민족보다 종교성이 강하다. 종교를 금지한 중국의 지배를 받은 뒤부턴 복음이 더 들어가기 힘들어졌다. 이런 이유로 티베트는 복음 전파의 불모지로 꼽힌다.



티베트 선교의 역사



어려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티베트를 품고 복음을 전하려는 선교사들의 시도는 계속 있었다. 티베트 지역으로 들어간 첫 기독교 선교사는 포르투갈 출신의 예수회 사제 안토니아 드 안드라데 신부다. 그는 1624년 힌두 순례자로 가장해 왕이 다스리는 티베트 왕국에 들어갔고 가톨릭교회를 세우기 원했다. 당시 안드라데 신부는 티베트 지도자들로부터 환대를 받았지만 불교 라마승들의 강력한 반대로 교회 설립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밖에 인도 북부에서 선교사들이 티베트인들을 개종시킨 일부 사례는 있으나 티베트 본토로까지 선교의 범위를 넓히진 못했다.



1877년 중국내지선교회 출신 제임스 카메론이 티베트에 도착했을 때도 종교인들로부터 큰 배척을 받았다. 그동안 방문한 선교사들이 뿌린 씨앗에 비해 신비주의와 종교성이 강한 티베트에서는 복음의 결실을 거두기 쉽지 않았다.



1959년 중국의 통치로 이들은 피지배 민족이 됐고, 이로 인해 타문화에 대한 수용을 좀처럼 하지 않았다. 이런 폐쇄적 환경이 선교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었다. 한국 선교사들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본격적으로 티베트 사역을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단기선교를 통해 이곳을 밟았고 공영방송에서 다큐멘터리를 다루면서 중국뿐 아니라 티베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티베트 지역은 중국의 중앙 티베트(위쩡)와 암도, 캄이라는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중국 내 티베트족뿐 아니라 중국 밖의 티베트인에 대한 관심도 일어났다. 인도 북부에서는 서양 선교사뿐 아니라 소수의 한국 선교사들이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면서 티베트인을 섬기고 있다.



티베트 선교의 어려움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의 불모지 중에서도 티베트를 가장 힘든 지역으로 꼽는다. 티베트불교에 깊이 빠진 티베트인들의 깊은 종교심, 험한 산악 지형, 중국의 정치체제 등이 선교를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티베트불교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선 생활종교다. 자연숭배와 샤머니즘 등의 영향을 받은 민간 의식들의 행위가 불교와 혼합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티베트인의 강한 종교성 때문에 그나마 믿음을 갖게 된 소수의 그리스도인은 강한 핍박을 감내해야 한다. 그들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가정과 동네에서 핍박받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내쫓김을 당하면서 신앙을 포기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소수민족 감시로 티베트인과 접촉하는 외국인 사역자들은 추방 1순위에 올랐다. 중국인 사역자는 감옥에 갇히는 등 정치적 요인이 그들의 사역을 막고 있다. 한 선교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티베트 독립을 부추기는 존재로 선교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 내 티베트인을 상대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비자를 받기 어렵다. 주로 학생이나 비즈니스 사업자로 비자를 받는데 최근 학생 비자를 받는 게 더 어려워졌다. 학교에서 티베트어를 배운다고 하면 신분이 드러나 공식적인 교육기관이 아닌 개인 교습을 통해 언어를 배워야 하는 실정이다.



티베트 선교사들은 중국 정부의 감시에 부담을 느껴 자신이 사역하고 있는 정보를 쉽게 드러낼 수 없다. 자신의 정보가 공유된다는 것은 사역 활동이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교사끼리도 교류나 정보 공유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티베트 선교의 전략



20년 넘는 한국의 티베트 선교 역사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선교 방법을 마련해야 할 때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 시닝 지역에서 사역한 유은식 산돌성결교회 목사는 “티베트 선교사들이 외롭게 사역을 하고 선교사 간 연합이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역의 경험이나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티베트족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적은 수의 사람이 오랜 세월 멀리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 생활모습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선교사들은 자신의 사역지에 대해선 잘 알지만 그 지식과 기준으로 모든 티베트인을 판단할 수 없다.



유 목사는 “티베트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워 사역의 방향을 설정하고 선교 동원과 훈련을 하는 게 쉽지 않다”며 “본국의 선교 본부들이 연합해 상황을 공유한 후 현지 선교사들에게 알려준다면 그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 목사는 통합된 선교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선교단체별로 많은 선교학교 등이 있지만 티베트에 대한 강의와 선교훈련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는 “선교단체 선교사와 간사들이 연합해 강의를 공유하면 더욱 풍부한 선교훈련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며 “현지 선교사를 동원한다면 실제적인 선교 준비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문화 등 지역민과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선교의 대안이다. 유 목사는 “드라마 영화 등 한류를 활용한 선교는 다음세대를 만나는 접촉점으로, 교육 의료 스포츠 등을 통한 전문인 선교는 지역을 발전시키는 긍정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종교심이 깊은 티베트인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관계전도를 통한 제자양육이다. 네팔에서 티베트인을 대상으로 10년째 사역하는 허언약 선교사는 “티베트 선교는 드러내 놓고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일대일 제자훈련이 효과적”이라며 “관계전도는 기본적으로 선교사의 삶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척박한 환경일수록 선교가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적 시각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허 선교사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바라는 선교 관점에선 선교사들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사역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 목사도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고 선교센터 등 건물을 세우는 선교보다 한 영혼을 세우는 사역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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