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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비닐봉투 안 쓰는 날' 하루전 2일, 센터장을 만났다.ⓒ데일리굿뉴스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봉투 안 쓰는 날’이다. 최근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더불어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2일 눈에 보이는 한 대형 교회의 카페를 방문해봤다. 커피를 주문한 뒤 카페를 둘러보자, 50여 명의 손님 가운데 개인 텀블러나 머그컵을 이용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전부 일회용 컵을 이용하고 있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은 2달여 전부터 교회 카페들이 앞장서 ‘플라스틱 프리(free)’를 시작할 것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와 생명을 보존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 땅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녹색신앙을 기르잔 취지다.



"교회, 일회용 쓰레기 가장 많이 배출한 건물로 지정돼"



태풍으로 인해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손에는 얼음이 담긴 일회용컵이 다수 들려 있다. 유미호 센터장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아이스 음료의 사용이 더욱 늘어날 텐데 걱정”이라며 “여름엔 특히 일회용컵 선호도가 높아 머그컵이나 개인 텀블러 사용 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재활용업체들이 비닐과 플라스틱을 수거하지 않으면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통해, 사실상 그 동안 플라스틱 분리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음식물, 이물질 등 오염된 쓰레기 비중이 너무 높아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이나 플라스틱보다 버려지는 양이 더 많았던 것. 이후 분리수거를 하기 전에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는 등 재활용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쓰레기 분리배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미호 센터장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선 편리함에 익숙해진 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교회 역시도 일회용품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고, 특히나 플라스틱과 종이는 분리 수거를 하기 때문에 일회용품이라고 인식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일회용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한 건물로 교회가 지정된 일이 있었는데, 사회적으로도 환경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언제 교회가 부끄러움을 당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는 연간 약 190억 장의 일회용 비닐봉투와 260억 개 이상의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배출되고 있는 일회용을 전부 재활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실제로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연구 결과를 보면 일회용컵의 재활용률은 5%에 불과하다.



유 센터장은 “재활용되는 양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지구의 자정 능력 범위를 벗어날 만큼 과욕을 부리고 있단 걸 반증한다”며 “교회가 앞장서 선한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안 쓰는 날'…기독교인들도 적극 동참해야



7월 3일은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이 동시에 진행되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안 쓰는 날’이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비닐과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3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기독교인들이 스스로 텀블러나 머그컵 등 ‘자기 컵 갖고 다니기’를 당장이라도 시작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교회 내 종이컵 사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도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



유 센터장은 “청년 뿐 아니라 장년, 노인층까지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점원에게 머그컵에 달라고 먼저 말해보길 바란다”며 “본인과 가족, 출석교회 교인들에게도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에 대해 이야기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교회와 교회 카페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여름 수련회 등 교회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할 때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플라스틱 빨대와 포장재, 페트병 등의 사용을 줄이는 작은 실천들로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다.



교회 안에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생태의 중요성을 말하는 성경 구절을 묵상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 센터장은 “녹색교회 등 환경 전반에 관심을 갖는 교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환경선교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적은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결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생태적 상상력과 감수성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은 곧 창주조 하나님과 가까이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지구와 사람을 창조한 뒤 이 모든 것을 보시고 심히 좋았다고 하셨어요. 창조 묵상을 통해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날마다 조금씩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데일리굿뉴스>


버려진 일회용컵이 도심 거리 한 켠을 가득 메우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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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05 12: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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