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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소 설치…진정한 신앙운동이죠" -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에너지마을자립운동
  • 기사등록 2018-06-06 05: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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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을 맞이해 서울시 서대문구 가재울녹색교회 양재성목사를 만났다.ⓒ데일리굿뉴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란 뾰족한 끝부분을 살짝 건드리면 어느새 큰 변화를 가져오는 상태를 뜻한다. 쉽게 말하면 한 사람의 행동이 두세 사람 수십 명, 그 이상까지도 움직여 변화를 이끄는 '변화의 출발점'이다. 본지가 만나 본 가재울녹색교회 양재성 목사가 환경문제 해결이라는 거대한 과제 속에서 티핑포인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양 목사의 태양광발전소 도입 실천을 시작으로 교회성도들과 이웃 더 나아가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지역주민들이 시의 지원을 받아 태양광미니발전 설치에 참여하고 있다.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행복하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양재성 목사. 그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펼치고 있는 환경선교 이야기가 흥미롭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 실천, 미니태양광발전소 설치"



"가장 먼저 환경문제해결을 시작했던 교회가 지금은 가장 환경에 둔감한 단체가 됐다. 사회의식적으로도 불행하고 신앙의식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1990년에 목회를 시작할 때 환경문제가 이 시대에 하나님이 교회에게 준 시급한 사명이라고 봤다. 선교의 중심축에 환경선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가재울녹색교회는 환경선교를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시 북가좌동에 위치한 가재울녹색교회 양재성 목사의 말이다. 2014년에 개척교회를 시작한 그는 작은 교회의 목사지만 교회성도들과 함께 지구를 품고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양 목사가 교회에 미니태양광발전소를 도입하게 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문제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소식을 접하면서 환경오염의 극심함을 절감했고 미세먼지 문제에 시달리는 오늘날을 경험하면서 대안책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방사능과 미세먼지 원인이 다 에너지 문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경험하면서 핵발전소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됐다. 핵폐기물을 10만년 이상을 안전하게 저장해야 하는데 사실상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요즘 미세먼지 문제도 날로 심각하다. 한 순간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다는 위기도 느꼈다. 미세먼지 주범은 화력발전소다. 결국은 핵발전과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다. 그 중 하나가 태양광 발전이다."



그는 바로 집과 교회에 미니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고 이에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얻었다고 말한다.



"먼저 우리 교회에 미니태양광 발전소 1개 설치하고 집에는 2개를 설치했다. 발전소 1대를 설치하면 한 달에 8천원 전후의 전기요금이 절약된다. 미니태양광 발전소 설치 전에는 삼만 오천원 정도 전기요금이 나왔는데 미니 태양광 2개를 설치한 후 요금이 일 만원 전후로 나온다. 전기료도 많이 절약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미니태양광발전소 설치비를 충분히 지원해주고 있다. 보통 1대 미니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기준으로 보통 70만원의 설치비가 드는데 서울시로부터 설치비의 대략 85~90퍼센트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양재성 목사의 환경을 위한 이 작은 실천은 교회 성도들과 지역사회에까지 이어졌다. 양 목사는 가재울녹색교회가 지역과 소통하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만들어가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길 기도했고 현재 서울시와 함께 북가좌동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에는 교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동참하고 있다.



"에너지마을 공식이름은 서대문녹색마을이다. 서대문구에 속해있는 에너지마을이다.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에너지 자립마을 운동을 펼치고 있다. 어떻게든 이 일을 돕고 싶어 교우들과 마을 주민들과 논의하는 중 참여하자는 결론을 얻었다. 주민조직과 제가 서대문구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아동센터의 부모들과 가재울 녹색교회 성도들 등이 주체가 돼 80가구를 모아 함께 에너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가재울녹색교회 옥상에 설치된 미니태양광발전소ⓒ데일리굿뉴스

양 목사는 이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에너지 교육을 받고 태양광 미니발전시설을 설치하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띈다고 말한다. 마을주민들의 주택 옥상에 설치된 햇빛 발전소를 보면 그의 마음과 미래도 뿌듯해지는 느낌이다.



"작년에 교인 중 한 분이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고 싶어서 마을주민들에게 건의를 했다. 주민들이 서로 다같이 미니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열두 가구가 있는 빌라였는데 일곱 가구가 미니태양광발전을 설치했다. 옥상에 올라가면 일곱 개의 미니태양광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그는 에너지자립마을 운동을 통해 미니 태양광발전소 설치 장려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재울녹색교회 안에서 천연비누와 천연세제 만들기를 하고 있다. 우리교회 권사님이 이 일에 전문가다. 그래서 성도들과 모여 함께 천연제품들을 만든다. 교회 내 녹색성서학당과 생태영성학교를 열어 교회가 환경을 지키는데 앞장서도록 성경공부모임을 갖는다. LED 전등설치도 장려하고 있다. 한 해 스무 가구가 이에 참여하고 있다. LED 전구는 생태적이고 육체와 조감이 잘되기 때문에 눈에 피로도 적고 인간의 몸이 거부하지 않는 빛이다. 몸에 해롭지 않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에너지는 줄고 우리의 수명은 길어지는 것이다."



양 목사는 이러한 에너지 자립마을운동을 단순한 지역사회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교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이 운동에 임하고 있다. 그는 환경 속에 영성이 담겨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자연을 가까이 하는 일이 곧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다. 잘 보전하고 가꾸는 일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최초의 사명이다. 창세기 1장 2절에서 이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이 이 동산을 잘 돌보고 지키라고 말씀하신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인 거다. 또한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몸과도 같다.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것과도 같다. 환경운동을 단순히 좋은 운동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이것이야말로 기독교인들의 진짜 신앙운동인 거다."



자연을 사랑하고 보존하며 존중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앙을 지키는 것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창조세계를 잘 지키기 위해 우리는 속한 곳에서 아주 작은 것부터라도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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