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후보 3인 중에는 엄기호 목사만 참석했으며, 엄 목사는 인사말 후 퇴장했다

연임을 위해 후보 등록을 했다 기호까지 받고도 후보 자격이 취소된 한기총 전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소회를 전했다. 그는 "혼자 나와서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며 "기호까지 받았다가 탈락했지만, 한기총이 잘 된다면 뭐든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엄 목사는 "한기총이 더 이상 추락해선 안 된다. 종지협이든 어딜 가든 불교와 천주교가 앞서고 있다. 어쨌든 한기총 위상이 회복돼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안에서 다투면 안 된다. 총대 여러분 사랑한다. 저는 이제 내려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퇴장했다.

앞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실시 금지 가처분을 내 법원으로부터 인용을 얻어낸 전광훈 목사가 임시 대표회장인 김창수 목사와 재차 선관위원장으로 오른 최성규 목사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상태라 공개토론회 자체가 무산되지 않않을까 하는 추측도 있었지만, 예정대로 토론회는 시작됐다.

선관위 이병순 서기가 선거 경과를 낭독한 뒤, 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적으로 진행됐고, 만장일치가 돼야 의결이 이뤄졌다"며 "법원이 한기총의 피해를 보지 않고 황당한 판결로 선거금지가처분을 내려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앞서 전광훈 목사가 제기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실시 금지 가처분 인용과 관련해서 “법원의 판단이 이상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관 이하 선거관리규정 등은 살피지 않고, 판단을 해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이 피해를 봤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대표회장 선거실시 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선 “이의신청을 하거나 항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전 목사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그러면서 토론회 전 개인이 배포한 한기총 정관 등이 담긴 자료를 토대로 한기총 정관 제2장 회원 제6조(회원의 권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회원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과 운영세칙 제1장 회원 제3조(회원권 제한과 제명 및 탈퇴) 1항 중 ‘3년간 (회비)미납하면 회원권을 상실한다’는 조항을 들어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 회비를 3년간 미납하다 출마하면서 밀린 것을 한꺼번에 납부했다"고 회원 자질과 자격 성향에 문제가 있음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논란의 신원조회서에 대해 "신원조회서를 제출하라고 했지, 제출하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신원조회서 요구 사실 때문에 고발을 당했는데, 범법이라면 벌을 달게 받겠다. 실정법을 위반해서라도 한기총을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선관위 측 입장을 대변하는 최성규 목사와 기자, 총대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최 목사는 이날 선거실시금지가처분 인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이 밝혀스나, 또 선관위가 새롭게 구성된 후 회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향후 로드맵 등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날 무제한 토론회는 오후 1시 30분 시작해 예배와 모두발언 후 오후 4시쯤 마무리됐다.

하지만 오늘 토론회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토론회가 되었다. 선관위의 후보자등 심사과정이나 탈락된 후보자들의 결격사유들에 대한 소명을 들을 수 없으므로 미흡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관위의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의 변은 들었으나, 불참 후보자들의 수용 또는 반론에 대한 내용들을 들을 수 없어 기자들에겐 균형된 정론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혹시나 보이지 않는 실상을 간과하고 쉽게 결론을 얻고 판단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시 되기 때문이다.

하여 토론회가 선관위와 후보자들의 진실을 알고, 보완점을 모색하는 무제한 토론회라기 보다는  편파적 지적으로 압박형 질책으로 발단하여 은혜롭지 않은 분위기로 화하기도 했다. 말씀은 멀리하고, 세상법정으로 가야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상대의 허물만 성토해야 하는 토론회가 안타깝다. 별도의 자리에서 편갈라 모여 소속단체를 비난하면서 주요 공개 석상에는 불참하는 후보자들이 더욱 안타깝고. 진정 한기총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음에도 그러하지 못하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