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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중직] 지금 교회는 “이중직, 변칙 아닌 새로운 기회”… 목회 패러다임 바뀔 때 - 앞으로는 이중직 목회가 변칙이 아닌 기회로 여겨질 것이며 이중직 목회는 중요한 선교 전략이 될 것이다.
  • 기사등록 2016-08-19 11: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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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 크리스천 잡지인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지난 2월 초 다룬 기사 일부다. 미래교회와 관련한 향후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협업 목회’에 이은 두 번째 트렌드로 ‘이중직 목회’를 꼽았다. 기사는 ‘이중직 목회자를 더 이상 폄하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웅으로 높여줘야 한다’고 결론 맺었다.

◇“목회자이중직, 교단별 중지 모을 때”=이중직 목회 문제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위기와 직결된다. 신학교 난립과 예비 목회자 과잉 배출, 성도 수와 헌금의 감소, 교회 재정 악화와 미자립교회 양산, 교회 폐쇄와 무임(無任) 목사 증가 등….

이 같은 구조가 고착화되는 현실 속에서 이중직 문제가 떠오르는 건 자연스럽다. 어떻게 해서든 목회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목회자들이 소속된 교단들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쉬쉬’하며 넘어가는 건 불법목회자만 양산하는 꼴이 될 수 있다. 현장 목회자들은 “이중직에 대해 중지를 모으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활발한 논의가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북미 지역 교회들의 이중직 목회에 대한 시각이 한국교회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전병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에서 이중직 목회는 생계형뿐만 아니라 자비량 사역의 개념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교단들이 이중직을 허용하고 있고, 이를 돕고 지원하는 제도가 구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남침례교(SBC)는 이중직 목회를 교회개척의 중요한 모델로 인정하고 있다. 매년 이중직 콘퍼런스를 비롯해 이중직 목회자를 위한 교제와 격려, 훈련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남침례교 소속 신학대는 ‘이중직 인증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복음주의언약교회(ECC)의 경우, ‘이중직 목사 자격증(bivocational ministry license)’을 발급한다. 교단 차원에서 세속 직업을 가진 목회자들에게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자격증은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이 밖에 미국 북미장로교(PCUSA)는 교단 산하 신학교들을 대상으로 이중직 목회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시카고 소재 맥코믹 신학대의 경우, 학생들에게 신학석사와 사회사업석사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복음주의루터교 역시 2000년 이후 이중직 목회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이중직 목회자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용 중이다.

◇“목회 패러다임 바꾸고 전문 커리큘럼 도입해야”=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목사 이중직 연구위원회’ 연구위원으로 참여한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이중직 목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입되려면 목회자의 윤리적 타락을 예방하고, 목회자로서의 탁월성을 유지해야 할 의무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감독방안도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학교의 커리큘럼에 이중직을 수행할 수 있는 직업교육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결국 이 모든 것들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총회와 노회, 신학교 및 지교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경동 감리교신학대 교수도 “이중직을 염두에 둔다면 신학생 때부터 ‘일인일기(一人一技)’의 관점에서 전문성을 준비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제안했다.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목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를 시작할 때 장소를 먼저 구하고 교회 간판부터 내건다”면서 “건물 교회에서 탈피해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목회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부도덕하거나 범죄가 아닌 한, 일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청지기적 사명, 즉 이웃을 섬기고 피조세계를 잘 다스리는 사역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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