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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잡겠다"던 中 반도체 굴기.. 사기꾼에 2.6조원 털렸다

편집국|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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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조원 넘는 투자금을 발판삼아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호언했던 중국 반도체 회사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가 설립 3년여 만에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데 하나둘 드러나는 속사정이 자못 충격적이다. 회사 설립자들이 모두 반도체 문외한이었던데다, '20조 투자금'도 거짓이었다. 중국 지방정부는 이 회사의 말만 믿고 3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댔다가 모두 날렸다. 지난 6년간 100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 계획도 실체를 의심받고 있다.

반도체 문외한 3명이 만든 HSMC

1일 외신에 따르면,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최근 240여 전 임직원에게 회사 재가동 계획이 없다면서 퇴사를 요구했다.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겠다는 의미다. 2017년 11월 중국 우한에 세워진 지 3년 3개월 만이다.

중국 안팎 언론은 "민간기업과 협력해 반도체 강국을 꿈꿨던 중국 정부가 사기꾼의 희생양이 됐다"며 희대의 사기극 전말을 하나둘 고발하고 있다.

관련 보도들에 따르면, HSMC 창립 멤버 카오산, 롱웨이, 리쉐옌 3명은 모두 반도체 지식이 전무하다. 3명 모두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카오산은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다. 리쉐옌은 과거 식당 주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HSMC를 세우는데 이력은 문제되지 않았다. 카오산은 'TSMC 부사장', 'Acer(대만에 본사를 둔 IT기업) 뉴욕 지사 부사장' 명함으로 자신을 반도체 전문가로 포장했다. 카오산은 허위 이력과 20조원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을 내세워 우한시 둥시후구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낸다.

▲ 시각물_4년만에 몰락한 중국 반도체 회사 HSMC  

둥시후구 정부가 지분의 10%(2억위안), 베이징광량란투 테크놀로지란 회사가 90%(18억위안)를 가지는 조건으로 HSMC를 세웠다. 하지만 베이징광량란투는 카오산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했고, 카오산 등은 약속한 18억위안을 내지도 않았다. 오직 정부 보조금만으로 회사를 세운 것이다.

TSMC 최고기술자도 한때 영입

그럼에도 이들은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7나노미터(nm) 이하 최첨단 공정기술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시장에선 "걷는 법도 배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날아다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 2018년 4월 시진핑 국가주석(왼쪽)이 우한에 있는 YMTC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하지만 TSMC의 최고기술자였던 장상이(蔣尙義)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자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 장상이와 일하겠다며 유능한 기술자까지 대거 몰렸다. 장비 판매에 깐깐한 기준을 들이미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까지 들여왔다. HSMC는 2년여 동안 우한 정부로부터 총 153억위안(2조6,952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지방정부 2.6조 날렸는데… 수사도 없다?

하지만 곧 문제가 터졌다. 지난해 1월부터 HSMC가 공장 건설 대금을 제때 주지 않으면서 각종 소송이 잇따른 것이다. ASML에서 산 반도체 장비까지 은행 저당으로 잡힐 정도였다.

문제가 잇따르자 장상이는 지난해 6월 도망치듯 회사를 빠져나갔다. 우한 정부는 얼마 안돼 "자금 부족으로 HSMC 반도체 프로젝트 좌초 위기”라는 보고서를 내며 HSMC 몰락을 공식화했다. 이때 카오산과 롱웨이(2019년 5월)는 이미 자리에서 물러난 뒤였다. 지난해 11월 우한 정부가 HSMC를 직접 인수한 뒤 리쉐옌도 해고했다.

▲ 사진=연합뉴스  

남은 문제는 정부 투자금 153억위안의 행방이다. 반도체 장비를 많이 들이지도 않았는데, 실제 남은 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나머니네트워크는 "막대한 투자손실을 냈지만 이 스캔들에 대한 당국의 수사는 없다"고 지적했다.

의심 받는 중국 '반도체 굴기'

이번 사태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반도체 자립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야망이 좌절된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삼성전자 제공  

최근 중국에선 무자격 업체가 투자금만 받고 폐업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꼽히는 칭화유니그룹은 2,2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해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실제 중국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한국과의 D램분야 기술 격차는 여전히 3~10년 가량 뒤처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돈만 들인다고 쉽게 완성하기 어렵고, 사실 중국이 내세운 100조원 투자도 많은 규모가 아니다"며 "삼성만 해도 반도체에 연간 40조원 비용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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