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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 칼럼] 3.1운동 정신과 한국교회의 미래

- 102주년 맞은 3.1운동, 한국교회 이어받아야 할 5가지 정신

편집국|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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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 태화관에 모였던 모습. ⓒ독립기념관 

1. 독립 정신
2. 민주 정신
3. 연합 정신
4. 평등 정신
5. 저항 정신

올해 우리는 3.1운동 102주년을 기념하게 된다. 3.1운동이 일어난 후 벌써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갔다는 것을 생각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3.1운동은 일제의 침탈과 폭정에 대항해서 한민족의 기개와 용기를 온천하에 떨친 민족사의 중심적 사건이었다.

기독교 역사학자 최재건을 비롯한 많은 역사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3.1운동의 정신을 정리하고 있다. 필자는 다음의 다섯가지가 3.1운동의 정신을 적절하게 요약해 준다고 믿는다.

첫째, 자유와 독립 정신이다. 둘째, 민주정신이다. 셋째, 대동단결, 연합 정신이다. 넷째, 평등 정신이다. 다섯째, 비폭력적 저항 정신이다.

3.1운동의 정신을 정치적인 차원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것이 일반적 관례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다섯가지 정신을 기준으로 한국교회의 현재를 분석하고, 동시에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교회는 자유와 독립 정신을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자유와 독립 정신은 단순히 정치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의미에서 자유와 독립 정신은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해 갱신된 기독교의 핵심 원리이다.

종교개혁을 이끈 마르틴 루터의 세 가지 소논문들 중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자유(De Libertate Christiana)’는 기독교 진리와 복음의 중핵이 무엇인가를 명쾌하게 드러낸 논문이었다. 루터는 그 논문을 통해, 한 개인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바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최고의 선물임을 확증하였다.

루터는 죄와 사망과 지옥과 마귀의 노예였던 죄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과 구주로 믿고 영접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만물 위에 있는 자유로운 주인”으로 승귀된다고 선언하였다.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함을 얻은 그리스도인은 죄와 사망과 지옥과 마귀의 권세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자유인이 된 것이다.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얻은 자유는 우리를 방종으로 이끌어가는 파편적 자유가 아닌, 모든 사람과 모든 만물의 아래로 내려가 자유롭게 섬기는 자로서 누리는 온전한 자유임을 설파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 행복한 자유의 원리를 반드시 새롭게 인식하고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 안에 있는 섬김의 자유를 풍성히 누리도록 도와야 한다. 교회공동체 역시 군림이 아닌 섬김과 복종의 자유를 누리는 생명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는 민주 정신을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민주정신이 정치적으로 적용되어 자유민주주의라는 원리로 정착되기 전, 개신교회는 교회를 구성하는 회중이 교회의 주인임을 천명하였다.

물론 교회에 대한 최종적·궁극적 주권은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 있디.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은 성도 개개인의 주체적인 결단과 회중의 민주적 결정에 의해서 표현된다는 것이 개혁된 교회의 기본 확신이었다.

그 결과 많은 개신교회들은 로마가톨릭의 권위주의적 교황정체를 거부하고, 직접민주정체인 회중제도나 간접적 대의민주정체인 장로제도를 채택하였다. 개신교회가 부흥하고 발전된 지역에서 정치적인 민주주의도 꼿을 피우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였다.

한편 성도 개개인의 주체적인 결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른 개신교 원리가 바로 ‘개인 신앙양심의 자유’라는 원리이다. 국가를 다스리는 왕이나 또는 심지어 교회 공동체의 집단적 결정이라는 명분으로 개인의 신앙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성경적 민주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물론 성경이 말하는 민주 정신은 신주주의에 근거한 민주 정신이다. 즉 하나님이 개인과 교회공동체의 궁극적 주인이라는 정신에 기초해서 확립되고 실천되는 민주 정신이다.

이 정신은 현재의 한국교회 내에서 심각하게 약화되어 있다. 미래의 한국교회는 이 귀한 정신을 올곧게 회복해야 한다.

▲ 1919년 당시 덕수궁 대한문 앞 만세운동 모습. ⓒ독립기념관 

셋째, 한국교회는 대동단결의 정신, 즉 연합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성경은 성도 개인의 자유와 주권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는 동시에,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켜야 하는 거룩한 책임 역시 강조한다.

성도 개인의 자유는 결코 명분없는 분열과 당짓기를 정당화해주지 않는다. 도리어 진정한 자유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용서와 오래참음과 관용에 기초한 연합을 향한 자유이다.

물론 성도의 연합은 철저히 복음의 진리 위에서 확립되고 누려져야 한다.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복음과 진리를 훼손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

동시에 동일한 복음과 진리에 대한 신앙고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탐욕과 집단 이기심에 의해 분열과 분당을 일삼는 것은 주님 앞에서 가증스러운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이 점에서도 심각하게 실패하고 있다. 미래의 한국교회는 올바른 복음진리 위에서 연합정신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넷째, 한국교회는 평등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정치적 의미에서 평등 정신은 만인이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원리와 연결된다. 하지만 신앙적 의미에서 평등 정신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원리와 연결된다.


이 원리를 잘 요약해주는 개신교의 정신이 바로 ‘만인제사장(priesthood of all believers)’ 정신이다. 즉 모든 개개인 그리스도인은 그 사람의 사회적 배경, 신분, 계급, 빈부, 성별, 교회직분의 차이에 관계 없이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영적인 제사장이라는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아무런 계급적 차별없이 담대하고 자유롭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께 죄를 고백하며, 찬양과 기도를 드리며 만왕의 왕과 함께 교제할 수 있는 절대 평등한 영적 제사장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 평등 정신은 현재의 한국교회 내에서 여전히 짓밟히고 있다. 직분의 차이에 따라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하는 어리석음이 여전히 팽배해 있다. 미래의 한국교회는 더 철저하게 만인제사장 원리에 기초한 평등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다섯째, 한국교회는 비폭력 저항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3.1운동을 통해 드러난 비폭력 저항정신은 신사참배에 대한 저항운동과 순교, 그리고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저항과 순교로 맥을 이어왔다. 비폭력 저항정신은 성경이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과 연결된다.

성도 개인과 교회는 하나님이 세운 권세 앞에 복종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세상 권세가 하나님의 법이 금지하고 사안에 대해서도 복종을 요구한다면, 성도 개인과 교회는 반드시 저항해야 한다. 그 저항의 자세가 비폭력적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저항해야 할 사안들 중에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낙태법, 안락사 허용을 비롯한 생명윤리적 규정 등이 포함된다. 교회는 이 사안들에 대해 예언자적인 자세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 사안들에 대해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저항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우리의 거룩한 헌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교회에는 더 이상 움츠러들지 말고, 담대하게 저항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놀랍게도 3.1 운동의 정신은 성경의 정신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그것은 3.1운동을 주도한 민족지도자 33인 중에 절반에 가까운 16인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사실 3.1운동의 정신은 성경이 규정하는 가치를 정치적 영역에서 적용한 것이었다. 한국교회는 3.1운동의 정신을 그 본래 의도된 실천의 현장인 교회 내에서 새롭게 회복해야 한다. 그러할 때에야 한국교회의 미래는 진정 밝아질 것이다.

▲ 정성욱 교수. 

정성욱 박사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저서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10시간 만에 끝내는 스피드 조직신학>, <삶 속에 적용하는 LIFE 삼위일체 신학(이상 홍성사)>,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교수와 존 칼빈의 대화(이상 부흥과개혁사)>, <한국교회 이렇게 변해야 산다(큐리오스북스)>, <밝고 행복한 종말론(눈출판그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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