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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총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인터뷰 - “작은 교회들과 ‘234 부흥운동’ 다시 하고파”
  • 기사등록 2021-01-26 22: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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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총 조일래 대표회장.
방역수칙 적극 협력하면서, 예배 사수해야
하나님 무엇 원하시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1년간 20곳 작은 교회 리모델링 돕는 사역

2021년을 맞아 전 세계 흩어진 한인들을 위한 선교단체인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를 만나, 지난 한 해 사역과 새해 계획을 청취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지낸 조 목사는 특히 목회 은퇴 후 ‘목자재단’을 설립해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교회들의 리모델링을 돕는 사역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어려웠는데, 세기총 사역은 어떠했나요.

“약 750만명의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단체인 세기총은 대표회장을 한국에서 한 번, 해외 한인 목회자들이 한 번 돌아가면서 맡는 방식입니다.

문자 그대로 세기총은 한인 선교뿐 아니라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전 세계 오대양 육대주 곳곳에서 기도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활동이 ‘올 스톱’ 됐습니다.

저도 세기총을 맡고 나서 한 번도 해외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진행하던 선교대회나 기도회도 전혀 진행할 수 없었음은 물론입니다. 대신 마스크 보내기, 구호품 보내기 등의 봉사 사역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들 힘든 가운데, 교회는 ‘비대면 예배’ 때문에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안 믿는 가정에서 핍박받아 가면서 예수를 믿었습니다.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하루종일 굶어야 했습니다. 목회 중에도 목숨을 걸고 주일을 지켰고, 그렇게 가르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정부에서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예배를 못 드리게 하고 제한하는 일들이 일어나 굉장히 가슴 아팠습니다.

저는 각 교회 담임목사님이나 교단 총회장님들이 방역수칙에는 적극 협력하면서, 예배는 사수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안 믿는 사람들의 비난에 대해 말하는데, 그 분들이야 방역만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은 코로나19도 하나님이 막아주셔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이 코로나가 사람들의 노력만으로 종식될 수 있을까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아닌가 합니다.

방역은 철저히 하되, 동시에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교회의 바른 자세이자 긍휼을 입을 수 있는 바른 태도 아닐까요?

기독교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가에 관심을 두기보다, 방역당국과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너무 쉽게 예배를 양보해 버렸습니다.

코로나로 전체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지만, 교회는 더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될 피해를 입었다고 봅니다. 모쪼록 2021년 올해는 교회 지도자들이 정부 당국과 잘 의논하고, 교회들은 단합된 모습으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동시에 예배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 환자가 생기면 철저히 소독한 뒤 몇 시간 지나면 다시 문을 엽니다. 백화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근처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환자가 생겼을 때도 다음 날 다시 영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밥도 안 먹고 마스크 쓰고 가만히 앉아서 예배만 드리는데도, 확진자가 생기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립니다. ‘왜 폐쇄하냐?’고 하면, 폐쇄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집합금지 명령’이 폐쇄와 다를 게 있습니까. 모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교회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예배를 사수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교회는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예배를 사수하자고 해서, 계속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지난 주일 당국에서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했고, 교회는 그렇게 하라고 답하고는 변함없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 시국에는 교회 내 식사나 소모임을 자제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예배를 사수해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가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봅니다.”

-수정교회 은퇴 후 목자재단을 만드셨는데, 목자재단은 어떤 단체인지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어려운 교회들을 돕는 일을 하기 위해, 은퇴 후 목자재단을 설립했습니다.

목회 초기 교회 개척도 해 봤기에, 어려운 교회들의 사정을 그런대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회장 재직시 ‘234 부흥운동’을 통해 어려운 교회들을 돕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어려운 교회와 목회자들을 돕는 교회들과 프로그램들이 많지만, 은퇴하면서 정말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울 길이 없을까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목자재단을 세워 정말 어려운 교회, 교역자들이 생활비도 없고 페인트칠조차 할 수 없는 교회들, 비가 새도 재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교회들의 리모델링을 도와주는 것이 구체적인 도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교회들은 페인트칠만 잘 해도 밝아지고 좋아집니다.


그래서 작년 2월 창립총회를 개최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1년이 못 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어려운 교회들의 리모델링을 도왔습니다.

이렇게 목자재단을 통해 목자들을 세우면서,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면 총회장 시절 시작했던 ‘234 부흥운동’도 함께 진행하고 싶습니다.”

-말씀처럼 재단이 출범도 하기 전에 작은 교회들의 리모델링을 해주셨는데요.

총회는 2020년 2월이었지만, 2019년 7월 한 호텔에서 발기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발기인 모임 이후 총회 전이었지만, 서원주교회, 세종시 새물결은혜교회, 음성 주찬양교회, 증평 수정교회, 경기 여주 브니엘교회 등 5곳의 리모델링을 실시했습니다. 애초 작은 교회 리모델링 사역에 뜻을 모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처음 재단을 구상할 때는 저와 아내가 각각 5천만원씩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그런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이전부터 사역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뜻 있는 분들도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돈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라, 리모델링이 급한 교회들이 있다 보니 먼저 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목자재단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교회를 도왔나요.

“앞서 언급한 교회 5곳 외에, 창립총회 후 리모델링이 긴급히 필요한 교회를 모집한다는 신청 공고를 냈습니다. 조건은 세례교인 20명 미만, 1년 경상비 2천만원 미만이었습니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26개 교회가 신청했습니다. 일일이 현지 답사를 해서 이들 중 3개 교회를 뺀 23개 교회의 리모델링을 맡았습니다.

이후 지난 여름 기성 총회의 요청으로, 수해 피해를 입은 교회들의 리모델링을 추가로 실시했습니다. 목포 쉐마교회, 증도 우전리교회입니다.”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성과가 놀랍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저희는 많은 돈을 들여 한 곳의 교회를 화려하고 멋지게 탈바꿈시키는 것보다, 정말 어려운 교회들의 환경을 개선해 주고자 합니다.

쉽게 말해 5천만원 들여서 한 교회를 잘 해주는 것보다, 5백만원씩 10개 교회를 리모델링하는 것이 취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업자에게 맡기면 이익도 생각해야 하고 이런저런 추가 비용에 인건비도 들지만, 저희는 이익을 얻을 생각이 없고 재료도 전문가들이 발품을 팔아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으며, 선교적 마인드로 하다 보니 인건비도 적게 들고 하루에 하는 일의 양도 기존 업자들보다 훨씬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역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섬겨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하나는 목자재단 회원들을 비롯해 주변 뜻 있는 분들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동참해 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취지에 공감해서 칠순잔치 대신 두 교회의 리모델링을 지원해주신 분도 있고, 다른 분도 두 교회의 리모델링 재정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재단 이사 중 한 분도 교회 한 곳의 리모델링 비용을 맡아 주셨습니다. 재단 재정 외 비용으로 5개 교회의 리모델링이 해결된 것입니다.

총회와 여전도회에서도 이 사역을 인정하시고, 수해 재난지원 차원의 요청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이 많아졌네요(웃음).

무엇보다 봉사자들의 역할이 큽니다. 돈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전문 봉사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TH인테리어를 운영하시는 엄태희 장로님의 전적 헌신을 비롯해서, 여러 봉사자들께서 섬김의 마음으로 헌신하고 계십니다. 또 관련 기술이 있는 백성도·최종성 목사님 등이 헌신적으로 도와주십니다. 모교회인 수정교회에서도 도와주시고, 이런 부분들이 모두 어우러졌습니다.

최종성 목사님은 개인적으로도 ‘작당 모임’, 작은교회 예배당을 지어주는 모임을 하시면서 재능기부 차원에서 도와주시고, 목공학교를 운영하시는 백성도 목사님도 돕고 계십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목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고, 매일 새벽기도도 인도해야 해서 먼 곳의 사역은 참여하기가 힘듭니다. 그 나머지 부분을 엄태희 장로님께서 다 수고해 주고 계셔서 감사합니다.”

-답사도 하시고 리모델링을 해 주면서 작은 교회들의 열악한 상황을 직접 보셨을텐데요.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이 정말 많았습니다. 작은 교회가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직접 겪어보니 정말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곳은 리모델링을 결정하고 그 이전 주일에 저희 부부가 예배드리러 갔는데, 저희 부부를 빼면 교회 목사님 부부와 아이 둘, 그리고 집사 한 분이 예배드리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저희 집사람이 사모를 껴안고 함께 울었습니다.

또 한 곳은 증평 수정교회인데, 리모델링이 마무리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목사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 목사님이 리모델링 후 ‘이제 연탄에서 해방됐습니다’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선합니다.

창립총회 전인 2019년 12월, 겨울 전에 보일러가 고장나 전기보일러로 교체해 드렸습니다. 그 전에는 매일 연탄을 18개씩 갈았다고 하셨지요. 공사 후 1년도 못 된 시기였는데, 은퇴를 앞두고 갑자기 암으로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추가로 인천 쪽 한 교회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도 푸세식, 재래식 화장실을 쓰고 있어, 새신자는 물론, 기존 성도들도 교회로 오는 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세식으로 바꿔줬다. 말로만 들었는데, 열악한 교회들이 참 많았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작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는 정부 지원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은 교회들은 원래 어려웠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등의 재난으로 교회가 모이지 못하면, 교회에 이런저런 지원을 해줍니다. 그런데 정부 지원도 없다 보니 더 어렵습니다.

더구나 작은 교회들을 후원하던 교회들도 코로나19 때문에 교회 재정이 더 어려워지다 보니, 후원을 줄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반 소상공인들은 정부에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보조해 주지만, 교회는 내가 아는 한 그런 게 없어 아쉽습니다.”

-새해 어떤 계획을 세우셨는지요.

“목자재단은 애당초 은퇴 후 리모델링과 선교, 그리고 ‘234 부흥운동’ 사역을 위해 설립됐습니다. 리모델링 사역은 1년 동안 했는데, 아직 ‘234 부흥운동’을 시작하지 못했다. 올해는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대로 7명이든 12명이든, 소수만이라도 ‘234 부흥운동’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총회장 시절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234 부흥운동’을 펼쳤지만, 이후 이어지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개교회는 성령운동을 하고, 각 교단은 ‘234 부흥운동’을 해야 한국교회가 산다고 생각합니다. 목회는 적당히 해서는 안 되니까요.

-‘234 부흥운동’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심방 가자는 사람도 없고, 사역을 감독할 사람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을 갖고 시작하지만, 지속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인도 지쳐버리고, 목회를 그만둘 수도 계속할 수도 없게 됩니다. 교인들은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없게 되고, 후원하는 교회들도 후원을 끊을 수도 계속할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집니다. 그럴수록 목회자들이 더 열심히 전도하고 기도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됩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 검색만 하다 하루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교회들을 위해 함께 ‘매일 2시간 기도하고 3시간 성경 보고 4시간 전도하자’는 것이 ‘234 부흥운동’입니다. 다 더하면 총 9시간은 사역을 하자는 것입니다. 공무원들이 8시간 동안 근무하니, 우리는 새벽기도 1시간을 포함해 9시간 ‘기본 근무’를 하자는 운동입니다.

그렇게 하면 목회자도 교인들도 교회도 변화하고,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 역사를 직접 경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과 더 많은 양떼를 목양할 수 있는 목회자로 성장할 수 있으니, 목회자도 교회도 살아나고,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작은 교회들을 그냥 돕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열매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하면서 느낀 것은, 해야 되는 줄 알지만 혼자서는 힘들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같이 하니 됩니다. 인터넷으로 매일 보고하고, 매달 보고서를 들고 함께 모여 간증도 하고 기도도 하면서 동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총회장 임기 1년 동안 8억원을 모금해서 목회자 150명과 8개월 동안 함께했습니다. 하니까 되더라고요. 내가 변하고, 교인들이 변했습니다. 8개월간 통계를 냈더니, 그 성장이 어려운 개척교회들이 63% 성장했습니다. 한 달 평균 8% 성장한 것입니다. 1년이면 ‘배가 성장’이 됩니다. 저는 거기서 희망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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