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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영성포럼 ‘개혁주의 교회의 정치 참여’

- “국가 폭정에 항거 않으면, 하나님께 항거하는 것”

편집국|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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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윤종 교수와 장성길 교수(왼쪽부터). ⓒ학술원 

예언자적으로 평가하고 종말론적으로 해석해야
십자가, 하나님의 정치 이념인 정의와 의의 완성
종교개혁,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디딤돌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34회 영성포럼이 ‘개혁주의 교회의 정치참여’라는 주제로 최근 양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원장 김영한 박사는 ‘교회는 국가의 공권력이 하나님의 공의에 적합하게 사용되도록 예언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개회사를 전했다.

김영한 박사는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은 개혁주의 교회는 서구 역사적으로 국가의 권력의 간섭으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해왔으며, 이것이 오늘날 정교분리라는 원칙을 만들어냈다”며 “개혁교회는 문화의 전 영역에 확장되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청지기 사명을 탁월하게 감당해 왔다. 이는 아브라함 카이퍼가 제시한 ‘영역주권 사상(Sphere Sovereignty)’으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개혁주의 전통에 선 교회가 현대 민주주의 국가를 향해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은 바로 전체주의·유토피아적 이상을 선전하는 자들의 헛된 우상숭배를 비판하고 그 허상을 완전히 밝혀주는 예언자적 사명”이라며 “국가에서 발표되는 정책들과 정치적 사항들에 대해 교회는 예언자적 안목에서 성경적으로 평가하고,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교회는 국가의 공권력이 하나님의 공의에 적합하게 사용되도록 예언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 권력은 교회 신앙에 간섭해서는 안 되며, 성직자가 직접 정치권력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이는 정교분리의 참된 원리에 어긋난다. 영역주권의 원리(the principle of sphere sovereignty)에 따라 서로의 영역 주권을 존중할 때, 올바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

유윤종 교수(평택대)는 ‘신구약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을 발표했다. 그는 “하나님의 정치란 성경이 제시하는 이상적 사회를 건설하려는 인간의 시도에 대한 하나님의 의지적 개입”이라며 “이상적인 사회 건설을 위한 하나님의 의지는 율법에 표현돼 있다”고 소개했다.

유 교수는 “왕정 시대에 대한 구약성경의 정치적 관점은 여야 간의 정책 대결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 ‘하나님의 통치(God’s rule)’였다”며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었다. 율법을 주고 예언자를 보내 끊임없이 설득하고 돌아오라고 권고했다. 하나님은 율법과 예언자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과의 간격을 줄이고자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일방적인 하나님의 통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치(God’s politics)’”라고 전했다.

그는 “구약에서 하나님의 정치가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신약에서 하나님의 정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나라’에 관한 메시지 속에 표현돼 있다”며 “신약성경 시대의 이스라엘은 로마제국 식민지 상태였으므로, 자율적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없었지만, 하나님의 정치는 예수를 통한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유윤종 교수는 “신약성경의 하나님 나라 정치이념의 절정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 있다. 하나님은 온 인류의 속죄와 구원을 이루기 위해 예수를 십자가에 달려 죽게 하셨다”며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정치이념인 정의와 의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하게 한 하나님의 정의와 의는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사랑이 없는 정의와 의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나님은 온 인류를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만들기 위해 그의 아들을 내놓은 방법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정치란 궁극적으로 십자가 사건 속에 담긴 사랑과 하나님의 의를 이 땅에 구현하는 것임을 가르쳐 준다”며 “그런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하나님의 정치 이념인 정의와 의의 완성”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신구약 성경신학 관점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정치 이념인 정의와 의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를 선택하고 그것을 실천하도록 임무를 맡겼다. 그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했을 때 하나님은 자녀들에게 복을 주고 번성하게 했다”며 “하지만 그 임무 수행에 실패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멸망시켰다. 정의와 의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하나님의 자녀는 심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참석인 단체 기념촬영. ⓒ학술원 

유윤종 교수는 “교회의 존재 근거를 하나님 나라가 제시하는 정치 이념을 실현한다는 비전 아래 대사회적 책임과 관련지어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개교회 중심으로 제한된 영역을 하나님 중심의 정치 이념인 정의와 의의 확대로 전환하면, 우리 관심은 교회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와 국가까지 확대된다”고 역설했다.

유 교수는 “하나님의 정치 이념의 핵심 주제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이므로, 국가 권력이 그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교회가 감시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때 교회는 존재 이유를 잃고 열매 맺지 못한 포도나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교회는 예수가 선포했던 ‘정의와 의’의 문제를 계속 선포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논쟁의 초점이 예배 방식이 아니라 코로나 시대에도 어떻게 예수가 선포한 정의와 의를 구현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 방향은 예수의 마음을 품고, 십자가를 가슴에 새기고, 겸손한 마음으로 낮은 자를 향할 때 찾을 수 있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우리가 가르치고 구현해야 할 정치적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윤리학적 측면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윤리학적 측면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국가기관을 핵심으로 하는 사회기관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낙태죄 폐지 등 명백히 반성경적·반도덕적 정책을 추구하고 법안을 제정하려 할 때,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며 “정치와 종교는 별개이므로, 교회는 모든 정치 영역에 일체 간여하거나 발언해선 안 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 교수는 “교회는 예배 공동체로서 법적 강제력이나 폭력에 의지하여 국가의 반성경적·반도덕적 정책이나 법제화를 교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교회는 말씀 선포를 통해 성경이 말하는 국가의 바른 기능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하며, 국가가 바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비판해야 한다. 이는 적절한 설교의 주제”라고 밝혔다.

또 “설교는 구원의 도리를 가르칠 뿐 아니라 구원받은 교회 회원들이 교회에서 생활하는 법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며 “교회는 회원들이 사회로 나아가 국가의 반성경적·반도덕적 정책과 법제화를 바로잡기 위해 전문 단체들을 조직해 시위와 성명서 발표 등 항의와 불복종운동, 정책감시와 대응정책 제시, 입법감시와 대응입법 발의 등의 행동을 하도록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이상원 교수는 “국가에 대한 순종을 명령하는 말씀(롬 13:1-4, 벧전 2:13-17)은 국가의 권위가 하나님으로부터 대리적으로 위임된 권위이고, 위임된 직무는 정의의 집행자가 되는 것, 곧 행악자를 처벌함으로써 악을 통제하고 사회의 선을 보호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국가가 국가에게 주어진 합법적인 기능을 범한다면, 국가에 대해 불순종할 권리와 의무가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나님의 법에 모순되는 국가의 행동들은 불법이고, 사실상 폭정이다. 폭정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죄악된 본성과 옛 뱀인 사탄으로부터 기원한 것이므로, 기독교인들은 불복종을 시행해야 한다”며 “폭정에 항거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항거하는 것이요, 폭정에 항거하는 것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 국가관련 기관들은 적어도 동성애와 낙태 문제에 있어서는 명백하게 반성경적·반도덕적 정책과 법제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이 같은 행태가 지속될 경우 한국 사회는 성적 문란과 인명파괴가 일상화된 반도덕적·반생명적 사회로 급락할 것”이라며 “ 이 같은 비상 상황에서 지역교회로서의 유형교회는 말씀선포를 통해 국가 정책과 법제화의 반성경성·반도덕성을 명확하게 비판함으로써, 교회회원들뿐 아니라 국가에 대해서도 영적·도덕적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재성 교수(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학술원 

◈개혁교회 전통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

끝으로 김재성 교수(국제신대)는 ‘개혁교회 전통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을 강의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가장 본질적으로 근대사회로의 발전이었으며, 전 세계 시민들의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디딤돌을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루터와 츠빙글리와 달리, 칼빈은 교회가 세속 정부로부터 독립된 권한을 가진다는 성경적 진리를 확실한 제도로 정착시켰다”며 “동시에 칼빈은 교회 혹은 성직자가 세속 정치를 통괄하는 신정 통치에 대해서도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칼빈이 평생 철저하게 노력해 세우고자 했던 원칙은 세속 정부로부터 개혁교회의 독립성, 자치권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칼빈에게서 중요했던 점은 교회와 국가가 각자 자율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칼빈이 제네바에서 시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교회의 목회자를 세우는 독립적 권한을 당회가 확보하도록 최초로 개혁한 것은, 결국 민주정치의 시초를 놓는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김재성 교수는 “칼빈주의 저항이론은 종교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순교자들의 피가 담겨 있는 통곡이자, 정치적인 메시지였다”며 “개혁주의 교회들과 성도들은 선거를 통해 시민정부를 평가하는 장치를 확고하게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칼빈에서 시작해 청교도들의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교회는 모든 정치적 자유 신장에 앞장서 왔다. 칼빈주의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혁명이라는 대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지도하면서 가장 앞장서서 정착시키는 역할을 감당했다”며 “특히 칼빈주의 개혁신학은 네던란드 신칼빈주의 운동을 통해 전무후무한 정치적 행동주의를 실현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교회와 연합단체는 국가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성경의 종말론적 교훈을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국가에서 발표되는 정책들과 정치 사항들에 대해 선지자적 안목에서 성경적으로 평가하고, 종말론적 관점에서 지적해야 한다”며 “더불어 교회는 국가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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