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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고(故)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왼쪽)과 삼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의 유산을 두고 두 아들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법원이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손을 다시 한번 들어줬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한경환)는 전날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김 의원을 상대로 동교동 사저의 처분을 금지해달라고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지난 1월 인용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이 불복해 이의신청서를 냈지만 법원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형제 사이의 갈등은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뒤 불거졌다. 이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쓰라며 보상금의 3분의 1을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김홍일·홍업·홍걸에게 균등하게 나누라는 내용을 담은 유언장을 남겼다. 하지만 유언장은 형식을 갖추지 못해 법적 효력이 없어졌다.



1998년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이희호 여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그러자 3남 김 의원이 민법 규정에 따라 친아들인 자신이 홀로 사저를 상속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이사장은 이 여사의 유언에 법적 효력이 없더라도 유언 자체를 ‘사인증여(死因贈與)’ 의사표시로 봐야 한다며 맞섰다. 사인증여란 증여자가 사망한 후 재산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민법상 계약을 말한다.



둘은 이복형제 사이다. 차남인 김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과 첫째 부인 차용애 여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故) 김홍일 전 국회의원이 김 이사장의 친형이다. 삼남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이 여사와 결혼한 뒤 태어났다.



지난해 8월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김대중 전집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헌정되어 있다.

재판부는 이번 가처분 사건에서 ‘사인증여 계약이 성립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안 재판에서는 더 심도 있는 검토가 이뤄진 뒤 최종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동교동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한다는 점에는 동의해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민사조정을 통해 사태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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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12 22: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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