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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 로고스교회 교인, '교회성폭력' 토론회 주최 측과 마찰 - 옷 찢기고, 머리채 잡히고, 전준구OUT공동대책위 난투극 방불
  • 기사등록 2020-07-23 23: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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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시작 전부터 토론회장 내 모든 자리에 앉아 있었던 로고스교회 성도들.
21일 오후 2시 전준구OUT공동대책위원회(백삼현‧안성민‧이경덕 공동위원장)의 '전준구 목사 성범죄와 감리교회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예고된 서울 광화문 감리회관 16층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토론회 소식을 듣고 회의장을 찾은 뿔난 로고스교회 교인들과 토론회를 주관한 공대위 측이 서로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시쯤 로고스교회 교인 30여 명은 "전준구 목사는 성범죄를 저지른 적 없다" "피해자들과 전준구 목사 삼자대면 후 토론회 열어라"고 외치며 단상을 점거했다. 공대위 측이 토론회를 위해 내건 현수막도 뜯겨졌다. 나머지 40여 명의 교인은 감리회관 16층 복도와 회의실 문 앞에 서 토론회 참가자들의 입장을 막았다. 결국 오후 2시가 되어도 토론회는 열리지 못했고,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토론회를 찾은 취재진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다른 한편에선 로고스교회 소속 부교역자들이 캠코더로 촬영을 하고 있었다. 고성에서 시작된 충돌은 로고스교회 교인들이 토론회를 찾은 청년들의 입장을 막기 위한 몸싸움으로 번졌다. 50대 성도들이 청년들의 머리채를 잡는 동안 로고스교회 소속 부교역자들의 옷소매가 뜯겨나갔다. 로고스교회 성도들은 토론회를 취재하는 취재진에게 "기사 나가면 전부 다 고소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곳곳이 난투극 같았던 현장은 결국 경찰이 투입되고 나서야 진정됐다. 이날 출동한 경찰병력은 토론회 장소였던 16층과 서울남연회 본부가 위치한 13층, 감리회관 1층 정문 앞에 한참을 대기해야만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준구OUT공동대책위원회'는 결국 토론회 일정을 취소했다. 토론회가 무산됐지만 로고스교회 교인들은 연회 본부가 있는 13층과 공실인 14층, 토론회 장소였던 16층을 한동안 배회했다. 화장실 앞에서 만난 한 성도는 "다른 곳에서 토론회를 열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면 토론회 다시 여는 것 아니냐"고 했다.

대책위는 사전에 배포한 입장문으로 토론회를 대신했다. 또 이날 로고스교회와의 물리적 충돌과 관련한 입장문을 추가 발표하기로 했고, "로고스교회 성도들의 폭력으로 상해를 입은 방문객과 위원들의 진단서를 첨부해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두 시간 가량의 난장판 소동이 끝난 뒤 감리회관 16층 회의실을 지키던 두꺼운 철문은 말없이 뒤틀어졌고, 회의실 비품은 곳곳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본부 행정기획실은 회의실 정리와 철제 출입문 수리를 의뢰하느라 한동안 분주했다.

토론회 취재 기자들의 한숨도 이어졌다. "감리회는 올해도 몸싸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0년 전이나 오늘이나 변한 게 없다" "교회의 모습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토론회에서 충분히 반론할 수 있었을 텐데 무작정 고성과 몸싸움을 벌인 모습이 안타깝다" "로고스교회 측 성도들의 반대 주장과 시위를 예상했지만, 실제 일어난 모습을 보니 당황스러웠다"며 말문을 잊지 못했다.

이날 토론회는 △교회성폭력의 실태와 대책(홍보연 목사) △일반형사법으로 본 전준구 성범죄(김선욱 변호사) △교회 재판법에서 성범죄 적용의 문제점-서울남연회를 중심으로(신기식 목사) △우리가 그리는 감리교회-대안과 개혁(감리회 청년연합회) △로고스교회의 증언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로고스교회 성도들이 회의실 입구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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