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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사회적 분위기에 주눅, 부정적 시선 거뒀으면”

- 중국인에 쉼터 제공 구로동 한중사랑교회 가보니

편집국|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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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 한중사랑교회는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17일 온라인예배와 현장예배를 병행해 드렸다.  

중국 한족 출신인 천보산(52)씨는 2016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없지 않았지만, 한국살이는 견딜만했다. 그에게도 지난 2월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고향인 네이멍구자치구에 두고 온 가족의 안전이 걱정됐다. 중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그래도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한중사랑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게 자신의 몫이라 여겼다.

한중사랑교회에서 17일 주일예배를 드린 천씨는 “교회에서 제공한 쉼터에서 지내며 교회 주방에서 일한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교회 유입을 막기 위해 외부인과 접촉은 삼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으로 서영희 목사가 2001년 개척했다.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동포와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법무부가 지정한 동포체류지원센터와 보금자리 쉼터인 ‘사랑의 집’을 운영하며 의료봉사, 법률·노무상담, 출입국 업무도 지원한다.

한중사랑교회는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지침을 전환하자 지난 10일 주일부터 현장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성도가 크게 줄었다. 중국인 성도들 대부분이 중국으로 돌아간 탓이 컸다. 이철복(58) 집사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직장이 사라지기도 했고 직업소개소에 가면 중국인인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선족인 이 집사는 2002년 허이룽장성 치치하얼시에서 한국에 왔다. ‘사랑의 집’에 머무는 사람도 100명에서 30여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9평(29.7㎡) 크기의 남자방 6개와 여자방 2개에 나눠 살고 있다.

성도와 쉼터 거주자 수가 줄어든 이유는 또 있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 교회와 쉼터의 출입을 제한했다. 주일예배에도 기존 600~700명 성도의 40% 정도만 참석하고 있다.

서 목사는 “(우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면 비난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지 않겠냐”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외부유입을 막으려고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쉼터에서 내보냈고 쉼터 거주자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상황에도 서 목사와 성도들은 희망을 보고 있다. 서 목사는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새로운 목회 계획도 세웠다.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나가는 교회를 만들겠다는 게 기본 얼개다.

서 목사는 “중국으로 돌아간 분 중 가정예배 형태로 교회를 세운 사람이 있다. 한 사람만 훈련되면 어디든 교회가 세워질 수 있음을 코로나19로 알게 됐다”면서 “소그룹 리더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도들은 중국인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거둬주기를 한국사회에 당부했다. 천씨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한국이 도움을 줬고 반대로 한국의 상황이 심각해졌을 때는 중국이 도왔다”며 “두 나라가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서영희 목사는 2001년 교회를 개척해 중국인과 중국 동포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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