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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중심 보수 기독교계 결집, ‘광화문 집회’로 영향력 확산 - 6월부터 기도회 시작, 조국 사태로 급속 확산
  • 기사등록 2019-11-22 03: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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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일 국민대회 당시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인파.

장경동·심하보·이상민·박진석 목사 등도 동참

한기총, 지역 교계까지 가세… 정치 세력화도



10.3 광화문 집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한 애국운동에 앞장섰던 보수 기독교계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전광훈 목사 등은 지난 6월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기도회’를 열며 애국운동을 시작했으며, 이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조국 사태’를 통해서였다.



당초 목회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반기독교적 정책에도 관망적 자세를 보였으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등 ‘역대급’ 의혹이 불거진 조국 전 민정수석을 끝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다.



조국 장관 임명 이후 열린 지난 10월 3일 광화문 국민대회에는 3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불러온 ‘촛불집회’를 능가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 인파에 힘을 얻은 여러 목회자들은 바로 1주일 뒤 열린 10월 9일 한글날 집회에 대거 동참했다.



이상민 목사



특히 조국 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했던 이상민 목사(대구서문교회), 그리고 중진 목회자인 박진석 목사(포항 기쁨의교회)가 연단에 섰고,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도 합류했다. 이 외에도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개인 또는 단체로 국민대회에 참석했으며, 젊은이들도 다수 함께했다.



10월 3일 광화문 국민대회 이후 청와대 앞에서는 철야 집회도 시작됐다. 이후 10월 25일 철야 집회에서 “죽기살기로 목회만 하던”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의 합류도 화제를 모았다.



전광훈 목사와 별다른 친분이 없는 심하보 목사는 이날 철야 집회에서 “나는 비겁한 목사였다”며 ‘눈물의 호소’를 전하는 모습이 유튜브 조회수 1백만 이상을 기록했고, 이후 매주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호응이 더 확산됐다. 특히 현장에서는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에 호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10.3 광화문 집회 전광훈 목사



국민대회와 릴레이 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독교는 135년 전 이 땅에 들어와 민족 개화와 독립운동, 대한민국 건국과 6.25, 산업화와 민주화에 공헌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만든 주역”이라며 “교회 없는 대한민국은 없다”고 강조한다.



전 목사는 “광화문 국민대회와 릴레이 기도는 애국운동이 아니라 복음운동”이라며 “한기총은 30년 전 한경직·김준곤 목사 등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공산주의로부터 지키기 위해 설립됐다. 저는 25대 대표회장으로서 설립 정신에 따르고 있는 것뿐인데, 그 결과 많은 국민들이 한기총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기총은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창립 논의가 시작됐다. 한기총 창립준비위원장은 북한에서 해방 후 월남해 공산주의에 강력히 반대했던 한경직 목사였다.



한기총은 당시 NCCK가 ‘88 선언’을 발표하고 문익환 목사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진보좌파 주도의 통일 논의가 활발해지자,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창립 논의가 시작된 연합기관이다.



NCCK와 다른, 한국교회 대다수의 목소리를 반영한 ‘보수 기독교계 연합단체’ 필요성에 따라 창립된 것이다. 현재 한기총의 애국운동은 좌편향된 시국 가운데, 창립 당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기총은 지난 9월 정관을 개정해, 기존 교단과 단체 중심에서 각 지역 연합회와 교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확대하는 등 기존 교계 연합기관의 한계를 넘어 정치적 입지까지 강화하고 있다.



광화문 집회



이에 따라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독교 정당의 ‘국회 입성’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했던 기독자유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0.3% 득표가 부족해 비례대표를 배출하지 못한 바 있다. 당시 또 다른 기독당이 0.54%를 기록, 합당만 이뤄졌을 경우 한국 정당사 최초로 ‘기독교 정당 국회의원’이 탄생할 뻔 했다.



이번에는 비례대표 확대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등 환경은 지난 총선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계속되는 ‘광화문 국민대회’를 통해 얻어낸 국민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을 경우, 비례대표 당선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는 ‘기독 정당’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조용기·김준곤 목사의 부탁에 따라 시작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광화문 국민대회를 통해 응축된 힘이, 이처럼 교계의 숙원 중 하나인 ‘기독 정당 의원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내년 봄까지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독 의원 배출’ 가능성의 현실화에 따른 기독 정당 난립 또는 분열상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가 변수로 꼽힌다. (크.투)



이상민 목사가 10월 9일 광화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서문교회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10월 3일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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