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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대신 수요예배 드리는 ‘평균 연령 78세’ 교회

- 서울 ‘백사마을’ 연탄교회

편집국|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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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연탄교회 성도들이 10일 노원구 백사마을 예배당에서 연탄은행 정지은 간사의 인도로 찬송을 부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주말엔 폐지 줍느라 바쁜 노인들을 위해 주일 대신 수요일에 예배를 드린다. 헌금은 2000원 이상 하지 말라고 말씀드린다. 평균 연령 78세에 장로 권사 집사 등 직분이 없는 교회.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며 국수와 떡을 나누는 교회.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이 함께하는 연탄교회 이야기다.

10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속칭 백사마을의 연탄교회를 찾았다. 서울에 마지막 남은 에너지 빈곤층 밀집지역 한복판에 있는 곳이다. 오전 10시50분 출석을 부르는 것으로 예배가 시작됐다. 초등학교 교실처럼 책걸상이 놓인 예배당, 연탄난로 모양의 강대상, 2명씩 짝지어 앉은 어르신 30여명이 눈에 띄었다. 주보엔 “하나를 받으면 열을 환원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가난해도 당당하게 성실히 살아갈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성도들은 ‘행복가’를 불렀다. “우리들의 인생은 예순 살부터/ 가난과 역경도 걱정 없어요/ 예순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할 일이 많다고 전해 주세요.” 노래는 5절 “백세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 천국으로 간다고 전해 주세요”가 나옴으로써 끝났다.

성경 봉독은 시편 90편이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10절)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란 말씀이 유독 크게 들렸다.

기도는 김영수(82)씨가 했다. 이웃한 상계3동에 사는데 연탄은행에서 제공하는 연탄으로 겨울을 난다. 그는 “더운 여름에 건강한 몸으로 교회에 찾아와 예배드리니 감사합니다”라며 “장마가 시작되는데 비가 새는 가정들을 돌봐주시고 지켜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성도들은 “아멘”과 함께 손뼉을 쳤다. 예배 순서마다 박수로 마무리하는 게 특징이었다.

주기도문을 끝으로 예배당 안쪽 주방에서 삶은 국수가 나왔다. 주님의 절대적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 식사’였다. 특별히 이날은 이선근(70)씨가 떡을 공궤(供饋)했다. 뇌졸중을 앓는 이씨는 “백사마을을 곧 떠나 이사한다”며 “떡이라도 돌려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탄교회는 2015년 7월 설립됐다. 2014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연탄은행에 수여한 상금에 후원자들의 정성을 보태 백사마을 중앙의 빈집을 교회로 바꾸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예배와 아가페 식사,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성경공부와 함께 간식을 나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는 예배당은 더운 여름 주민들의 폭염 대피소가 된다. 지난 4년간 총 167회의 수요예배가 열렸다.

헌금함 없는 예배당이고 2000원 이상 내지 말라고 해도 성도들은 십시일반 나누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모인 헌금으로 지난해에는 뇌수막염을 앓고 입원한 백사마을의 한 중학생 병원비 100만원을 감당했다. 경북 포항 홍해읍에 세우는 포항 연탄교회에도 건축헌금을 보냈다.

허기복 목사는 “주말엔 파지를 수거하러 가는 어르신들이 많아 수요일을 예배일로 정했다”면서 “지역교회와 충돌을 피하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교회이지만 규모를 떠나 새로운 모습의 교회로서 어려운 이웃들이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 아가페 식사를 마치고 예배당을 나서는 성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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