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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한곳 바라보며 동역… 목사·사모에서 영적 동지로

- 한 교회 세 부부 사역자, 교계에 신선한 바람

편집국|201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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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회에서 시무하는 세 커플의 부부 사역자들이 오랜만에 뭉쳤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앞에서 활짝 미소짓고 있다. 왼쪽부터 양미영 임영광 목사 부부, 이은영 전도사와 박상원 목사 부부, 이용주 문지희 목사 부부. 성남=송지수 인턴기자
전통교회에서는 부부 사역자가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 남성은 목회자, 여성은 사모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통용돼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교회에서는 남편 목회자를 내조하는 사모의 역할을 기대하는 경우가 허다해 부부 목회자를 청빙하는 일은 흔치 않다.

경기도 성남 양현로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는 세 커플의 부부 사역자가 있다. 이 교회가 부부 목회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에 여성 사역자들의 길을 열어준다는 측면에서 부부 사역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사회에서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데 경제적 측면도 고려했다. 교회가 사모 혹은 여성 사역자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교회 비전룸에서 세 커플을 만났다.

▲ 양미영 목사가 지난 1월 교회 영아부 예배에서 축도하고 있다. 만나교회 제공 

만나교회 목사부부 1호

임영광(43) 양미영(42) 목사는 전도사 시절 이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2004년 결혼에 골인했다. 김 목사가 오작교 역할을 했다. 평소 양 목사를 마음에 품었던 임 목사는 김 목사에게 이메일을 통해 양 목사가 어떤 사람이냐고 슬며시 물어봤다. 그의 진심을 단번에 파악한 김 목사는 그 설명에 답하는 대신 “둘이 사귀라”고 조언했다. 임 목사 부부는 결혼 후 5년간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9년부터 이 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다.

전도사에서 사모로 역할이 바뀐 양 목사는 남편 사역에 중보기도 등으로 내조하고 3명의 자녀 양육에 온 힘을 쏟았다. 2015년 목사 안수를 받았으나 사실상 목사로서는 경력이 단절된 셈이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교회 영아부 담당 교역자로 섬기고 있다. 만나교회 목사부부 1호이다.

부부 사역자의 장점은 어떤 것일까. 임 목사는 “아내가 그동안 엄마와 사모로서 좋은 역할을 했는데 사역자로서 정체성을 갖고 더 큰 비전을 꿈꾸니 좋다”며 “이전엔 동떨어진 환경에 있어서 퇴근 후 가정에서 대화하는 게 어려웠다. 지금은 이야기의 맥락을 잘 알고 있으니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목회 복귀와 관련해 “사모의 시간도 있었지만 하나님이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사명은 여자와 가정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부가 같이 일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때도 있지만 가정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남편과 함께하니 든든하다”고 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에는 사모로 돌아가 ‘만나사모선교회 기도회’에 참석한다.

임 목사는 “이전보다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으니 간섭권 터치를 받기도 한다”며 껄껄 웃었다. 부부는 “성도들이 기대해주는 만큼 좋은 모델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은영 전도사가 2017년 일본의 한 집회에서 반주하고 있다. 만나교회 제공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동역

박상원(43) 목사와 이은영(41) 전도사 부부는 2015년 1월에 부임했다. 그동안 사모로 내조하던 이 전도사는 지난해 3월부터 묵상집 편집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12월부턴 청년부 담당 교역자로 섬기고 있다.

이 전도사는 사모와 교역자로 섬기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사람을 기르고 하나님과 가깝게 하도록 하는 멘토 역할은 사모 때도 하던 사역”이라며 “다만 청년부에서 직함을 갖다 보니 책임져야 할 부분이 더 커졌다”고 했다. 이어 “이전엔 가정에서 집안일 등을 주로 했지만 지금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전엔 집에서 쉬려고 했지만 이젠 설거지를 해야 한다”며 웃었다. 또 “내가 국장으로 사역하는 국 안에 아내 부서가 소속돼 있어 아내를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아쉬운 점에 대해선 “영성훈련원 사역 등에서 30~40대 여성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아내가 많이 도와줬다”며 “남편 사역보다 지금은 본인의 사역이 있으니 이전만큼 협업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하나님이 아내에게 주신 은사로 교회에서 동역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녀들도 엄마가 사역하는 것에 찬성한다. 이 전도사는 “스스로 목회 임지를 찾는다면 (여러 요건 때문에) 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회를 주셔서 현장에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문지희 목사가 지난달 교회 수요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만나교회 제공 

‘배우자이자 동역자’ 사역 시너지

이용주(40) 문지희(39) 목사 부부는 지난 1월 부임했다. 김 목사가 이 목사를 면접했는데 같이 제출해야 하는 사모의 이력서를 본 뒤 함께 사역할 것을 제안했다.

이 목사는 “이전엔 각자 다른 교회에서 따로 사역했는데 사역의 공통분모가 없다 보니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그것과 반대다. 24시간 같이 보내고 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이야깃거리가 많고 서로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집에 있으면 아내인가 동역자인가 헷갈린다. 생각보다 불편한 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문 목사도 “한 교회 안에서 한 말씀을 듣다 보니 영적으로도 같은 흐름이고 부딪침이 거의 없다”며 “성도들도 부부 사역의 긍정적 요소를 알고 응원해준다”고 했다.

현재 만나교회엔 여 목사가 7명이나 된다. 여성 목회자들은 교육과 전문사역 등에서 달란트를 발휘하고 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 이야기가 다른 교회에서 부부 사역자 혹은 여성 사역자들이 활동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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