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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 공간 제공+부모 재능 기부+지자체 운영비 지원’ 3박자 공동육아

- 교회가 돌본다. 제주 수눌음 육아나눔터

편집국|20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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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이음교회가 운영하는 수눌음 육아나눔터에서 아이들이 음악을 공부하고 있다. 수눌음 육아나눔터는 부모들이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마을과 나누며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 제주·서귀포=송지수 인턴기자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최근 여러 가정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를 실험하는 교회도 생겼다. 지방자치단체나 마을과 함께할 수 있고 작은 교회들도 공간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타 지역 출신이 많은 신도시 등에서는 부모들이 정보를 나누는 공간도 될 수 있다. 국민일보는 최근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육아나눔터를 운영하는 제주도 내 교회 2곳을 찾았다.

함께 키우는 마을, 함께 커가는 아이들

지난 3일 오후 제주의 한 아파트 단지 자치공간에 부모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닥에 깔린 고무매트에는 6∼12개월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촉감놀이를 하고 있었다. 간단한 조리도구가 마련된 한쪽 구석 테이블에서는 부모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3시가 되자 학교에서 돌아온 6∼9세 아이들이 육아나눔터 밖으로 뛰쳐나와 바로 앞 건물 1층에 있는 교회로 달려갔다. 아이들은 66㎡(20평) 남짓한 교회에서 피아노를 배운다.

이곳은 제주 이음교회(최덕환 목사)가 운영하는 수눌음 육아나눔터 20호점이다. 제주 방언으로 품앗이라는 뜻인 ‘수눌음’을 딴 육아나눔터는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제주도는 2016년부터 교회나 사회복지관 등이 공간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마련했다. 이렇게 생긴 육아나눔터는 도내 20곳 정도다.

육아나눔터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대리 육아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부모들이 직접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 피아노 레슨, 구연동화 들려주기, 숲 체험 등을 부모들이 직접 계획해 스스로 참여한다. 프로그램을 알리고 신청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이용한다. 아파트 단지와 주변 주민 10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육아나눔터 SNS에는 프로그램 공지와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부모들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30대 주부 김정선씨는 집 근처에 다른 수눌음 육아나눔터가 있지만 이곳을 고집한다. 김씨는 “신앙인은 아니지만 ‘육아를 분담할 방법을 고민하자’며 다가오는 교회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며 “온라인에만 의존하는 인터넷 맘카페보다 공동육아가 더 육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눌음 육아나눔터인 서귀포 대륜교회(김대헌 목사)는 교회 1층을 육아나눔터로 단장했다. 대륜 수눌음 육아나눔터에는 워킹맘, 돌 전 아기부모 모임 등 이용자들의 필요에 맞춰 8개의 소모임이 있다. 2∼4세 아이를 위한 영어 놀이 소모임 ‘오투칠튜튜’에서 3세 아이를 키우는 40대 주부 이명숙씨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부모들이 모여 가정 안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게 공동육아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육아나눔터 밖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할 수 있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커가는 부모들

육아나눔터에서는 부모들도 함께 성장한다. 결혼이나 배우자의 이직 등으로 육지에서 이주해 온 부모들도 섬 생활은 처음이어서 낯설고 어려운 점이 많다. 김대헌 목사는 “제주도는 타지에서 이주해온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육지의 신도시와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부모들은 자연히 육아나눔터에 모여 삶의 지혜를 공유한다. 최덕환 목사는 “육아나눔터는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곳인 동시에 부모도 성장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부모들은 자신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스스로 기획한다. 육아 외에 ‘명절 끝난 부모들을 위한 힐링 독서모임’ 등을 만들어 친목을 나눈다.

이음교회 육아나눔터에서 만난 30대 주부 조윤아씨는 “젊은 부모들은 육아와 이주라는 경험을 동시에 한다”며 “이곳에서 육아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든든한 친구가 돼준다”고 했다.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들도 육아나눔터에 오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최 목사는 “주말에는 아빠들이 프로그램을 신청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는 경우도 많다”며 “이렇게 만난 아빠들이 평일 저녁 교회에 모여 육아나 생활 기술을 배우는 스터디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 수눌음 육아나눔터 운영하는 최덕환·김대헌 목사

“교회의 육아부담 나눔이 곧 선교”, “공동육아 작은 교회도 시도할 만”

수눌음 육아나눔터를 운영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은 육아 나눔 자체로도 선교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육아나눔터에서 부모들과 재능을 나누며 함께 키우는 일은 성경적 가치에도 부합한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에는 단순히 다출산을 권유하는 걸 넘어 교회가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육아 나눔에 복음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최덕환(세번째 사진) 제주 이음교회 목사는 목회자들이 마을의 ‘교육 후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들이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누고 아이를 키우면 복음은 자연스레 스며든다고 했다. 그는 “예수가 진리라면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교회에 오게 돼 있다”며 “교회가 갖고 있는 공동체성을 육아에 접목해 육아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육아나눔터가 생긴 뒤 최 목사는 이 동네의 ‘정보통’이 됐다. 육아나눔터가 마을에서 중요한 공간이 되면서 정보들이 교회로 모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는 주민들이 이사 온 주민들에게 교회를 소개시켜주는 일이 잦아졌다”며 “어떤 주민들은 목사인 줄 알면서도 ‘최 사장’이라 부르기도 한다”며 웃었다.

김대헌(네번째 사진) 서귀포 대륜교회 목사는 수눌음 육아나눔터를 운영하면서 느낀 고민을 털어놨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이용규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문제나 장난감 등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육아나눔터에서도 나름의 규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륜교회 육아나눔터 곳곳에는 공지사항과 정리된 진열장 등을 촬영한 사진들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운영을 요청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2012년 대륜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육아나눔터와 비슷한 형태의 시설을 운영했다. 하지만 성도들이 운영 취지에 공감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그는 “먼저 교회의 구성원인 성도들에게 지역사회와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이 왜 교회의 가치에 맞는지부터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륜교회 성도들은 수눌음 육아나눔터가 문을 열 때는 ‘육아나눔터 운영을 위해 써 달라’며 특별히 헌금도 했다.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은 공동육아가 작은 교회가 시도할 만한 사업이라 말했다. 최 목사는 “목회자들의 장점은 여러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획력’”이라며 “목회자가 세상이 고민하는 문제를 풀어갈 때 교회가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도 “지역의 고민을 이해하는 게 선교의 출발점”이라며 “교회가 어떤 재능으로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출처-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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