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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칼럼] 소형 교회의 현실과 가능성

-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편집국|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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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영 교수 
현재 우리나라에는 6만 개 이상의 교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들의 사정은 규모에 따라 매우 다르다. 비교적 편리한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중대형 교회들은 상대적으로 현상유지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재정 자립이 어려운 작은 교회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고 1년에 수천 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중대형 교회들만으로 교세를 유지할 수는 없다. 건강한 작은 교회들이 활발하게 신앙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전체 교계를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교계에 있는 크고 작은 교회들이 서로에게 건강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설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는 교인 수 100명 이하의 소형 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소형교회의 실태와 목회자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소형 교회의 현실은 예상대로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다. 방문조사의 특성상 비교적 형편이 나은 교회들이 표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예산은 가장 많은 39.3%가 차지한 5천만 원 미만을 포함하여 1억 원 미만이 64.5%로 다수를 차지하였고, 미자립교회는 42.7%에 달했다. 특히 교회 설립 3년 이하의 교회들의 66.7%가 미자립이라고 응답하여 대부분의 교회들이 미자립 상태에서 개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교회 역사와 자립 비율이 비례하였는데 교회 설립 후 3년 유지가 쉽지 않다는 교계의 통설로 미루어볼 때 3년 안에 자립하지 못하면 그만큼 지속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자립 교회 중 40.9%는 외부의 재정 지원이 없다고 하였고, 지원이 있는 경우에도 32.7%가 줄고 있다고 응답하여 미자립 교회의 존립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여겨진다. 재정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시기에 대해서 미자립 교회의 57.7%가 예측하기 어렵다고 응답하였고, 미자립 교회의 54.5%가 현 상태로 교회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전체 응답자 중에는 47.1%가 현 상태로 교회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한 적이 있다고 하였는데 응답자의 3분의 1(31.0%)은 앞으로 4년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교회 존립 고비 예상 기간의 평균은 4.9년이라고 하였는데, 특히 미자립 교회의 27.3%는 1~2년이 고비라고 응답하여 더 어려운 형편임을 나타냈다. 이 역시, 이번 조사가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교회들이 표집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소형교회들이 훨씬 더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목회에 대한 어려움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7.1%가 목회자의 영적 고갈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소형 교회 목회자들의 영적 상태도 우려스러운 상황임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하여 40대, 부임 목사에게서 응답률이 높았는데, 자립 여부와는 큰 상관이 없어서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목회관에 따른 차이였는데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목회자들은 영적 고갈 경험이 23.2%였는데 반해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은 59.1%로 3배 가까이 많았다. 영적 고갈과 함께, 소형 교회 목회자들은 3분의 1(29.6%)가량이 목회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 역시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이 성장을 추구하는 목회자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은 현 상태에서 교회 유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걱정한 것으로 나타나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목회자들보다 더 큰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전체의 34.5%는 다른 교회에 부임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대하여 젊을수록 응답률이 높았고, 읍면 지역, 그리고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교회 목회자들에게서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시골 지역에서 높은 이유는 교회 자체보다는 시골 지역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도 포함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척 교회나 작은 교회 담임 목회자가 큰 교회 부목사로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큰 교회로 옮기고 싶다는 희망뿐만 아니라 작은 교회의 담임 목회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목회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73.3%로 결코 낮지 않게 나온 것이다. 특히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결과이다. 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목회가 하나님의 소명이므로‘가 47.0%로 가장 많았는데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목회자는 이 대답이 35.6%인데 반해 ’교회 성장이 돼서‘가 24.4%로 높았다. 이에 반해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는 ’교회 성장이 돼서‘는 1.9%로 매우 적었으나, ’목회가 하나님의 소명이므로‘가 51.9%로 훨씬 높아 대조를 이루었다.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는 영적 고갈이나 목회 포기 등 더 큰 갈등과 혼란을 경험하고 있으나 이것을 소명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목회에 대한 만족도는 더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작은 교회가 희망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형 교회 목회자들이 작은 교회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서 매우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교회가 성숙한 교인 양육에 더 좋다는 견해에 대해 동의율이 80.1%로 높게 나왔다. 이에 대하여 자립 여부에서는 차이가 없었는데, 50명 이상의 교회 목회자들에게서 더 높게 나온 것은 교인 수가 50명만 넘으면 작은 교회의 장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은 교회가 건강한 교회로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견해와 작은 교회가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각각 85.4%와 85.9%로 더 높은 동의율을 나타내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이 작은 교회의 의미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작은 교회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29.1%만 동의하였다.

소형 교회 목회자로서의 자기 인식과 관련하여, 열등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38.8%로 매우 낮았으며 작은 교회를 목회 실패로 보는 주변의 인식이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41.3%로 낮게 나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자존감이 비교적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하여 성장을 추구하는 목회자들은 열등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60%에 달해 높게 나온 반면에,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은 두 항목 모두 평균보다 낮은 동의율을 나타내 자기 인식이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에서 살펴본 목회에 대한 갈등은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이고, 목회에 대해서는 더 만족하고 있고 자존감도 더 뛰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교회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교회의 특성과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작은 교회의 정신을 추구하는 목회가 중요하다. 작은 교회로서의 열패감을 딛고 작은 교회로서의 성서적 가치와 존엄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교회 정신을 추구하는 교회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작은 교회가 갖는 여러 가지 강점에도 불구하고 자원이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뜻을 같이 하는 작은 교회들이 연계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작은 교회 문화를 형성하고 확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은 교회 정신이 몇몇 교회의 작은 몸부림으로 그칠 것이 하니라 하나의 존재 양식으로 그리고 하나의 교회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 정신을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 그리하여 ‘양극화’라는 교회 쏠림 현상으로 큰 교회는 더욱 성장하고 작은 교회는 고사 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한국 교계에서 새로운 대안 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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